마켓인사이트 6월30일 오후 2시59분

올해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자문시장 성적은 1조원 이상 규모의 ‘빅딜(초대형 거래)’이 갈랐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로엔엔터테인먼트, 현대증권, 두산공작기계 등 1조원이 넘는 거래 자문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에선 전통의 강자인 NH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이 각각 선두자리를 지켰다.
[마켓인사이트 자본시장 성적표] CS, 대우증권 등 조단위 M&A 매각 주선…NH증권은 주식발행, KB증권 채권발행 선두
◆CS, ‘빅딜’ 두 건으로 1위

크레디트스위스(CS)는 대우증권과 두산공작기계 매각 자문을 맡아 상반기 M&A 재무자문 분야 1위 자리를 꿰찼다. 대우증권은 거래규모가 2조3205억원에 이르는 상반기 최대 빅딜이었다. MBK파트너스가 사들인 두산공작기계 가격도 1조1308억원에 달했다.

CS는 LG화학의 팜한농 인수거래(5152억원), 한화테크윈의 두산DST 인수거래(6950억원)도 맡았다. CS가 자문한 거래규모는 총 4조6615억원. 올 하반기 유일한 조(兆) 단위 거래로 예상되는 금호타이어 매각자문 역시 CS가 맡고 있어 독주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CS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모건스탠리는 KB투자증권의 현대증권 인수(1조2375억원) 거래를 포함해 총 4건을 자문했다. 총 거래규모는 3조2396억원이었다.

법률자문 분야에선 전통의 강호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1위에 올라섰다. 올 1분기에는 4위에 머물렀으나 2분기 들어 현대증권 인수자문과 CJ CGV의 터키 영화사 마르스엔터테인먼트 인수자문(7919억원)에 이름을 올리며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김앤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법률자문 1위를 달렸지만 3분기부터는 태평양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회계자문 분야에선 딜로이트안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상반기 실적도 선두를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1조8743억원) 거래를 포함해 총 8조3335억원어치의 거래를 주선했다. 2위인 삼일회계법인(11건, 5조615억원)과의 격차를 3조원(금액 기준) 이상으로 벌렸다.

◆NH·한투, ECM에서 ‘각축전’

ECM 전체 대표주관 부문에선 1위 NH투자증권(1조4506억원)과 2위 한국투자증권(9134억원)이 1분기에 이어 나란히 선두권을 지켰다. 올 들어 늘어난 공모주 때문에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해태제과식품 해성디에스 제이에스코퍼레이션 등 1675억원 규모의 IPO 주관을 맡았다. 삼성엔지니어링 BNK금융지주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플라스틱 등의 유상증자 규모도 총 1조2862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스티팜 팬젠 큐리언트 등 4곳의 IPO 대표주관을 맡아 1254억원 규모의 발행 실적을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 한진칼 동아에스텍 에스엔유 KC코트렐 등의 유상증자도 담당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9134억원으로 NH투자증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상장이 예정된 두산밥캣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IPO 대어’의 대표주관을 맡은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PO 대표주관 분야에선 미래에셋대우가 두각을 나타냈다. 대림씨엔에스 용평리조트 아이엠텍 등 3건의 IPO 대표주관을 맡아 2212억원의 발행실적을 올렸다. 대신증권이 레이언스와 동양파일을 코스닥에 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3위에 오른 NH투자증권은 3건의 IPO로 1675억원어치를 발행했다.

◆KB투자증권, DCM 점유율 20%

DCM 부문에서는 7조3498억원의 채권 발행을 대표 주관한 KB투자증권이 올 상반기에도 수위를 지켰다. 총 99건, 7조3498억원 규모의 채권(특수채 은행채 등 제외) 발행을 대표로 맡았다. 2위인 NH투자증권(주관 금액 4조5397억원)과의 차이를 3조원 가까이 벌리며 19.1%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채권 유형별로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부문 1위, 일반 회사채(SB)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 2위였다. SB 부문에서 CJ제일제당(6000억원) 포스코(5000억원) LG전자(4500억원) SK(주)(4000억원) 에쓰오일(3500억원) 등 굵직한 발행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4조4113억원) SK증권(4조406억원)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위인 한국투자증권은 5위로 밀렸다.

FB 부문에선 KB투자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2조5083억원)가 2위에 올랐다. ABS 부문에선 7590억원의 채권 발행을 주선한 SK증권이 KB투자증권(4366억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민지혜/김태호/하헌형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