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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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비롯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넷플릭스는 190개국에서 8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1위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6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봉 감독이 내년 개봉 예정으로 강원도에서 촬영 중인 옥자는 산골 소녀 미자와 거대 동물 옥자 간의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 화제가 됐다. 헤이스팅스 CEO는 “봉 감독의 설국열차를 보고 매료돼 배급사를 통해 연락했다”며 “하우스오브카드처럼 한국에서도 넷플릭스가 드라마를 자체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당분간은 수익성보다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 외 시장에서는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3~7년 정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7년 안에 전체 시장의 3분의 1가량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제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약 4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해외에서는 1억달러가량의 손실을 봤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 최대 히트작인 하우스오브카드 제작을 정작 자신은 반대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단일 콘텐츠에 그렇게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데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가 끝까지 밀어붙였고, 성공을 거뒀다”며 “넷플릭스는 임직원이 허락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3년 2월 첫 방송된 하우스오브카드 시즌1에는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스팅스 CEO는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올여름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남미 등에 방영할 계획”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를 세계에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