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형 LCD라인도 가동 중단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장을 또 하나 없앤다. 이 회사는 2008년까지 한국에서 여덟 개 LCD 공장을 가동했지만, 이후 다섯 개를 폐쇄하거나 연구용으로 바꿔 세 개만 가동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7공장 1단계 라인의 생산을 올 연말 중단하고, 이 라인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으로 바꾼다. LCD 생산설비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고객사에 LCD 라인 생산 중단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

2005년 가동에 들어간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7공장은 7세대 원판(1950㎜×2250㎜) 기준으로 1라인이 월 15만장, 2라인은 월 17만장을 생산 중이다. 주로 40인치 TV용 패널로 팔린다. 하지만 최근 중국, 대만 업체들이 같은 가격에 41~43인치용 패널을 시장에 쏟아내면서 수요가 대폭 줄었다.

삼성은 중국 업체들의 계속된 증산으로 값이 원가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LCD 패널 대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된 중소형 OLED 패널을 집중 생산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해 중소형 OLED 라인 투자를 시작한 LG디스플레이, 샤프, AUO 등과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도다.

삼성은 또 내년에 나올 아이폰용 OLED 패널을 애플에 공급하기로 올해 초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OLED 생산라인인 아산 A3공장 증설에 나섰지만,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하다. 삼성 갤럭시에 이어 아이폰까지 OLED 패널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스마트폰업계 전반에 OLED 패널이 확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거의 매년 LCD 공장을 없앴다. 2008년 1공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5공장까지 다섯 개를 없앴고, 6공장도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이다. 7공장까지 전환이 끝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대형 LCD 패널을 만드는 공장 한 곳(8공장)만 보유하게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