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반월·시화산업단지에서 휴·폐업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29일 산업단지 입주기업 정보 사이트인 이클러스터넷에 따르면 지난 4월 시화산단 휴·폐업 업체는 157개에 달했다. 반월산단 24개사를 합치면 두 단지에서만 휴폐업한 기업이 181개였다. 작년 월평균 휴·폐업 업체 58.5개의 3배가 넘는다. 작년 말(90개)과 비교하면 두 배다.
문 닫는 공장 두 배 늘어난 반월·시화
반월·시화산단에는 1만9043개(반월 6982개, 시화 1만2061개)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전자·기계 부품 및 화학·단조 등 ‘뿌리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다. 정인화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본부장은 “인쇄회로기판(PCB) 가공을 비롯해 단순 임가공업에 종사하는 소기업이 많은데 경기 침체로 휴·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반월산단의 4월 가동률은 70.9%로 3년 새 10.2%포인트 떨어졌다. 시화산단은 이 기간 80.6%에서 77.5%로 3.1%포인트, 6737개사가 입주한 남동산업단지는 78.7%에서 70.3%로 급락했다. 반월과 남동산단은 정상 가동률 80%는 고사하고 70%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대기업발(發) 불황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반월과 시화산단을 동서로 연결하는 안산 별망로에는 사거리마다 ‘공장 급매·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병학 반월 염색조합 이사장은 “(염색업종 특성상) 일감이 줄어도 기계를 세울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공장을 돌리는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악화일로다. 김광 한국산업기술대 산학협력단장은 “매출 감소로 재무구조가 나빠진 중소기업들이 금융회사의 자금 회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가 기술력은 있는데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월·시화산단=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