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현관욱 '사진 속을 거닐다'
창살문을 여니 아늑한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안개가 호수에 내려앉았다. 작은 숲은 잔잔한 물 표면 위에 흐릿하게 드리워져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시간과 공간의 구분도 없는 듯하다. 옛 조선의 선비가 시를 지으며 내려다보던 풍경이 바로 이렇지 않았을까.

사진가 현관욱은 전통 문 사이로 펼쳐진 한국의 산하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작가는 그 사진들을 ‘소요(逍遙)’라 부른다. 그저 바라보다 보면 사람이 사진 속으로 들어가 그곳을 천천히 거닐게 된다. (갤러리나우 7월5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