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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는 수도권 산업단지] "하반기가 더 두렵다"…반월·남동산단 가동률 10%P '뚝'

입력 2016-06-29 18:04:24 | 수정 2016-06-30 08:47:07 | 지면정보 2016-06-30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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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뿌리기업 요람' 현장 리포트

불황 '엎친데' 브렉시트까지 '덮쳐' 위기감
가동률 70% '간당간당'…자금회수 '이중고'
일시적 자금난 겪는 기업 돕는 대책 나와야
반월·시화산업단지를 관통하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별망로 곳곳에 ‘공장매매’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낙훈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반월·시화산업단지를 관통하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별망로 곳곳에 ‘공장매매’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낙훈 기자


중소기업이 밀집한 수도권 대표 산업단지인 반월과 시화산업단지가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일감이 없어 휴·폐업하는 업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하반기 경기가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중소기업계에 높아지고 있다. ‘가동률 저하→채산성 악화→재무구조 악화→금융권 자금 회수→휴·폐업’이라는 악순환도 벌어지고 있다.

◆가동률 70%대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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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경영난은 숫자로 확인된다.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80%는 돼야 ‘정상 가동’으로 본다. 하지만 중소기업 밀집 지역인 반월·시화·남동산단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산업단지 통계 사이트인 이클러스터넷에 따르면 최근 집계치인 지난 4월 반월산단 평균 가동률은 70.9%, 남동산단은 70.3%다. 비싼 돈을 들여 장만한 기계 10대 중 3대꼴로 녹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업종 가동률은 60%대까지 떨어졌다. 반월산단의 음식료 기업의 가동률은 61.9%로 하락했다. 섬유·의복(64.3%), 목재·종이(67.4%), 철강(67.6%) 등의 가동률도 70%를 밑돌았다.

남동산단에 밀집한 부품·소재·도금·단조 업체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철호 인천도금협회 사무총장은 “올 들어 인천 지역 도금업체 일감이 작년보다 10~2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어온 도금업종마저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시화산단의 평균 가동률은 77.5%로 반월과 남동산단보다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소규모 공장이 몰려 있는 탓에 휴·폐업 업체 수가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시화산단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다수 소기업은 대기업 하청에 의존하는 천수답 경영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어려워지면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불황·내수 침체 직격탄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우선 글로벌 경기 침체가 꼽힌다. 전체 매출의 약 70%를 해외에 의존하는 시화산단의 한 기계부품업체 관계자는 “브릭스(BRICs) 국가에 주로 수출했는데 인도를 빼고는 브라질 러시아 등 나머지 국가의 경기가 나빠져 수출에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염색업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때문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병학 반월염색사업조합 이사장은 “한국에 염색을 맡기던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TPP에 대비해 베트남에 현대식 염색공장을 세우면서 일감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도 걸림돌이다. 대기업 협력업체인 휴대폰 부품업체들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발주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반월산단의 한 휴대폰 부품업체는 3년 전까지는 야근 잔업을 해가며 공장을 돌렸지만 지금은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휴대폰 부품뿐만이 아니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속속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일감이 줄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지적이다.

◆“악순환 막게 자금 회수 자제”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제품으로 해외시장을 뚫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월과 시화산단 입주기업 중에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거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이 대기업 하청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여서 불황이 닥치면 수주 감소로 경영난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적이 나빠지면 금융회사의 대출금 회수 압박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기 일쑤다.

홍순영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소기업을 과감하게 지원해 상생 효과를 거뒀다”며 “지금은 금융회사가 거래처(중소기업)와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병선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량 기업이 불황기에 기술개발 투자와 인재 확보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선별적으로 우량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월·시화=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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