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총재 시절 금을 대량 매입한 한국은행이 금값 상승에 반색하고 있다. 금을 높은 가격에 매입해 평가 손실을 보고 있었지만 금값이 급등하면서 평가손실액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총 104.4t이다. 2011년 추가 매입 이전까지는 금 보유량이 14.4t에 불과했지만 김중수 전임 총재 시절 금 보유량 확충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했다.

한은은 정확한 매입가격은 공개하지 않지만 매월 외환보유액을 발표할 때 보유한 금의 가치를 시가가 아닌 매입 당시 장부가격을 기준으로 기재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말 공개한 금의 장부가격은 47억9000만달러다.

최근까지 한은의 금 평가손실액은 커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파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급등하자 한은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 국제 금 시세인 트로이온스당 1315.68달러를 적용하면 한은이 보유한 금의 평가액은 44억1613만달러로, 매입가격 대비 한은의 평가손실액은 3억7387만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1085.5달러였던 지난해 7월 당시 한은이 보유한 금의 평가액은 36억4351만달러로 평가손실액은 11억4648만달러에 달했다. 아직 장부가격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금 시세가 상승하면서 평가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