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0회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 최혁 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0회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 최혁 기자
"한국과 일본 간 과도한 경쟁 구도는 양국 모두를 환율 변동성에 취약하게 만들었습니다. 양국 산업 내의 수평적 분업을 강화해야 환율 변화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사진)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개최된 제10회 일본경제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한일 간 수평적 분업과 한일협력'을 주제로 강연한 이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산업 구조는 유사하다"며 "두 나라 모두 주요 산업이 정보기술(IT)·전기전자와 자동차 부품업종 등에 편중돼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슷한 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과당 경쟁하면서 양국 교역 조건은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며 "아베노믹스(일본 아베총리의 경제정책)의 양적완화로 엔저(低) 현상이 지속되자 한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 나라 모두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한일 간 산업 내 분업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업을 통해 양국 기업들의 가장 우수한 분야를 특화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업 간 인적·물적 자원의 상호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소기업 간 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우수 퇴직자를 한국의 중소기업에 소개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며 "한국 입장에선 일본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인재를 얻을 수 있고, 일본은 우수한 유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일본 제조기업의 국내 투자 유치도 주문했다. 그는 "구마모토 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의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부산 근교에 일본 부품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할 공업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사실상 하나의 부품 공급망으로 만들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