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을 가족처럼 보살피는 가정이 늘면서 애완견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나이 든 애완견을 위한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 목적으로 키우고 있는 애완용 개는 약 500만마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7세 이상의 노령견 비율이 30%가량이다. 2000년 이 비율은 3%에 불과했다. 대한수의학회의 연령별 애완견 분류에 따르면 7세 이상부터 노령견으로 본다. 수의학적으로 건강 관리를 받아야 하는 나이다. 10세와 13세 이상부터는 각각 고령견과 초고령견으로 분류된다. 개의 수명은 보통 대형견 13년, 소형견 15년으로 본다.

국내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가정이 급격히 늘어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보신탕 문화’에 대한 해외 비난이 커지면서 정부와 협회가 주도해 반려문화 확산 운동을 벌인 것이 애완견 급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TV에서 동물 관련 프로그램이 집중적으로 생긴 것도 이 당시다. 올해는 2002~2008년 태어난 애완견들이 노령화부터 초고령화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다. 2000년대 초·중반 태어난 약 200만마리의 애완견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노령견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정서적 돌봄과 함께 애완견에 적극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견 클리닉’을 운영하는 문재봉 이리온 동물병원 대표원장은 “사람뿐만 아니라 애완견도 예방진료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어진 수명을 건강하게 사는 반려견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개도 고령화 시대
나이가 든 애완견이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014년 출시된 개 사료 ‘퓨리나 원 11세 이상’의 올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퓨리나 원 7세 이상’도 11% 증가했다. 네슬레 퓨리나에서 출시한 이들 사료는 일반 연령대 사료보다 뇌 활동력 감퇴 예방과 질병 저항력을 강화한 제품이다. 올 1~5월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노령견 전용 유모차(사진)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관절 노쇠화로 걷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령견을 위한 가슴줄 판매액은 15% 늘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