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도 일본 뇌염처럼 백신을 맞으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미국 하버드대와 미 육군연구소, 매사추세츠공대(MIT),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이 생쥐에 지카 바이러스 대항 유전자(DNA) 백신과 사(死)백신을 각각 투여한 뒤 지카 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완벽한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28일 발표했다.

남미 대륙을 강타한 지카 바이러스 구조는 지난 3월에야 밝혀졌다. 석 달 사이에 전임상 단계인 동물실험 결과까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는 “DNA 백신과 사백신을 투여하면 혈액에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에서 떼어낸 유전자 일부로 만든 DNA 백신과 죽은 지카 바이러스로 만든 사백신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생쥐에게 주입했다. DNA 백신을 접종한 쥐 10마리에 브라질 동북지역에서 채집한 지카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백신을 맞은 쥐에서 완벽하게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사백신을 맞은 쥐 5마리도 모두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중순 이노비아가 개발한 DNA 백신을 약 40명의 건강한 성인에게 투약하는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윤희정 서울 서북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임상 1상이 성공하면 지카 바이러스 예방 백신이 곧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