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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중국에서 밀려나는 한국 전자업체

입력 2016-06-28 17:41:30 | 수정 2016-06-29 00:11:51 | 지면정보 2016-06-29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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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선 베이징/산업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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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에서 공기청정기를 검색하면 필립스 제품이 최상단에 등장한다. 판매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TCL 등 중국 제품에 비해 두 배 정도 비싼데도 그렇다. 필립스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필립스를 럭셔리 브랜드로 생각한다. 판매 실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전자업계의 중국 내 실적은 좋지 않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약 30조원으로 2년 전(약 40조원)에 비해 10조원 정도 줄었다. LG전자도 비슷하다.

매출이 감소하자 중국법인 규모와 마케팅 등에 투자하는 비용도 계속 줄고 있다.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중국 TV를 보면 삼성 갤럭시 외에는 한국 브랜드 광고를 찾기 힘들다. 수닝과 같은 종합 전자매장에서도 삼성, LG 제품이 차지하는 매장 면적은 매년 줄고 있다. 유통망 투자를 축소한 탓으로 보인다.

삼성, LG전자 사람들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심하고, 중국 정부도 자국 업체에만 유리한 정책을 내놔 다국적 업체가 성장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일리는 있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 중에서도 필립스처럼 성공사례가 분명히 있다. 중국 업체가 가격으로만 밀어붙인다는 얘기도 꼭 맞는 말은 아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2000위안(약 35만원) 이상이고 4000위안을 넘는 제품도 있다. 그래도 잘 팔린다. 한국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한 중국인은 “수리를 맡기면 중국 회사보다 오래 걸리고 수리비를 포함한 수리 조건은 훨씬 까다롭다”며 “가격이 아니라 서비스 때문에라도 다음엔 중국 제품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자업체의 중국법인 관계자는 “중국 경쟁 업체에 비해 인력이 5분의 1도 안 되는데 본사에서는 계속 비용, 인력 절감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사업하기 쉽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면 그만큼 성과도 크다. 프리미엄 가전시장만 해도 웬만한 나라의 전체 가전시장보다 크다. 한국 기업들이 눈앞의 어려움 때문에 중국에서 너무 움츠러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남윤선 베이징/산업부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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