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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6·25 비화 백두산함의 승전

입력 2016-06-27 17:38:00 | 수정 2016-06-27 22:41:23 | 지면정보 2016-06-28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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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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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배를 주소서. 전투함이 단 한 척도 없으니….” 광복 후 분단과 가난으로 피폐했던 1949년. 낡은 목선과 소형 상륙정밖에 없던 해군에게는 전투함이 절실히 필요했다. 손원일 제독과 각급 장교, 수병들이 월급의 5~10%를 떼고, 부인들은 재봉틀 수십대를 빌려 삯바느질로 푼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은 돈이 1만5000달러. 여기에 감동한 이승만 대통령이 긴급 예산 4만5000달러를 지원했다.

그 돈으로 450t급인 미국 해양대 실습선인 화이트헤드(Ensign Whitehead)호를 구입해 이름 그대로 백두산(白頭山)함이라 명명했다. 오는 길에 하와이에서 3인치 포, 괌에서 포탄 100여 발을 구입한 백두산함이 진해항에 도착한 것은 이듬해 4월10일. 두 달 후 6·25가 터졌다. 전쟁 첫날 동해안에 상륙한 적 특공대를 섬멸하기 위해 출격한 백두산함은 한밤중에 정체불명의 선박을 발견했다. 국제발광신호를 보내 “국기를 게양하라” “국적을 밝혀라” “목적항은 어디인가?”를 수십차례 반복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근접 관찰 결과 북한 해군복과 중기관총이 보였다. 한국 해군에 전투함이 없는 약점을 이용해 부산으로 침투하려는 특수부대 600여명이 탄 1000t급 무장 수송선이었다.

백두산함이 경고사격을 하자 곧바로 중기관총과 57㎜포 공격이 시작됐고 불을 뿜는 격전이 이어졌다. 백두산함의 포탄이 적선의 마스트와 선체 하부에 명중했다. 그 와중에 함포가 고장났다. 격발 장치의 고무 스프링이 녹아버린 것이다. 포가 고장난 걸 눈치챈 적선의 반격은 거세졌다. 병사들은 기관총으로 싸웠다. 조타실에 있던 전병익 중사와 김창학 하사가 철갑탄에 맞아 전사했다. 다른 두 명도 부상당했다. 1시간 동안의 전투 끝에 적선은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다.

대한민국 최초의 6·25 승전이자 북의 후방침투 차단, 적의 부산 교두보 확보를 저지한 해전이었다. 이로써 한반도 주변의 제해권은 UN군이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미국 역사학자 노먼 존슨은 “전쟁의 승패를 가른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평가했다. 백두산함은 휴전 후에도 바다를 지키다 1960년 폐선돼 마스트만 해군사관학교에 보관돼 있다.

어제 백두산함 승전기념식이 부산 앞바다에서 열렸다. 고(故) 최용남 백두산함장 흉상 제막식과 윤자호 기관사의 무공훈장 서훈식도 있었다. 하지만 이 역사적인 해전의 실상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영화 촬영 계획도 있었지만 여태 소식이 없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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