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 엘토브 대표가 모바일 연동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제품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다. 엘토브 제공
김지성 엘토브 대표가 모바일 연동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제품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설명하고 있다. 엘토브 제공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의 작은 한식당에 한·베트남 중소기업 대표들이 모였다. 두 나라 중소기업의 수출 촉진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자리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디스플레이 솔루션업체 엘토브 김지성 대표는 이날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싱가포르 부동산기업 베카맥스 관계자들과 만났다. 엘토브는 이 만남을 계기로 베카맥스와 대규모 납품 계약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며 “중소기업청의 도움 덕분에 수출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엘토브는 지난해 10월 중소기업청의 창업도약 패키지사업에 선정됐다. 창업도약 패키지사업은 창업 후 3~7년 이내 성장에 한계를 맞이한 중소기업들을 돕는 제도다. 중소기업청은 해외간담회를 열고 1 대 1 경영 멘토를 배치하는 등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160여개사가 이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엘토브는 대형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내용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층별 상점 위치와 영업시간, 취급상품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이다. 롯데백화점과 경방 타임스퀘어가 이 회사 제품을 쓴다. 경쟁력은 엘토브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제작한다는 점이다. 둘 중 한 가지만 집중하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된다. “두 가지를 함께 개발해야 한다는 위험 부담이 있지만 호환성이 높고 기기와 솔루션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기술력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설치된 미디어 조형물 ‘소셜트리’가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를 대형 나무 모형으로 설치하고 인터넷을 통해 접속하도록 했다. 이용자가 소셜트리에 자신의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다. 액자 속 그림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디지털 액자’도 이 회사가 독자 기술로 만든 제품이다. 싱가포르에선 2014년부터 연간 10억여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일본 필리핀 등에도 진출했다. 김 대표는 “입소문이 나면서 싱가포르 대형 쇼핑몰 등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도약 패키지사업 선정 이후 매출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3년간 30억~40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5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멘토링 지원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도 점검 중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해 고객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