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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이 문제다

입력 2016-06-27 17:49:22 | 수정 2016-06-27 22:54:58 | 지면정보 2016-06-28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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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對英) 수출비중 1.4%로 작아 직접적 타격은 없을 듯
달러·엔 강세, 수출에 유리…불확실성의 장기화가 문제
36조 영국계 자금 동향 주시…외환위기 가능성 차단해야

고상두 < 연세대 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교수 >
장기화 우려되는 브렉시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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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이 됐다. 영국 국민은 지난 23일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51.89%)를 선택했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사실상 준회원국이나 다름없었다.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통행을 약속한 솅겐조약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1979년 취임한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듬해 EU의 예산운용이 영국에 불리하다고 이의를 제기한 이후 1984년부터 분담금도 일부 매년 환급받아왔다. 2015년에는 180억파운드를 내고 50억파운드를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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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은 유럽통합에 늘 소극적이었는데 유로화 및 난민 위기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EU에 불만을 가져왔다. 그동안 영국인은 유럽통합을 통해 정치·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유럽통합이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불만이 더 많았다. 1946년 영국 야당 총재이던 윈스턴 처칠은 스위스 취리히 연설에서 ‘유럽합중국(United States of Europe)’ 창설을 주창했다. 독일의 전쟁 재발과 소련의 군사위협을 막기 위해 미국과 비슷한 형태의 유럽합중국 창설이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이에 호응해 1949년 유럽 이사회가 설립됐고, 8년 뒤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가 창설됐다. 그러나 영국은 처칠의 주장과 달리 유럽의 통합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았다. 결국 참여를 결심하게 된 것은 경제적 이유였다. 유럽통합으로 대륙국가들이 번영을 구가하게 되자 참여하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영국이 원하는 유럽통합은 경제통합이며, 그 이상의 통합엔 늘 소극적이었다. 영국인은 이성적으로는 EU 잔류를 원하지만 감정적으로는 탈퇴를 외쳤다. 잔류파는 경제성장을, 탈퇴파는 정치적 독자성을 강조하는데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이익은 상호 정확한 득실계산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성은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다.

경제 외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英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현상은 동일한 감정 기조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는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글로벌 시장의 압력 때문에 임금 하락을 감수해야 하고, 일자리와 복지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럽 제2의 경제대국인 영국의 EU 탈퇴로 불확실성이란 공포가 퍼지고 있다. 경제에서 불확실성은 독약과 같다. 경제충격의 초기 파장은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곧 진정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2차 파장은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오랜 대응이 필요하게 된다. 브렉시트에 의해 외환시장이 제일 먼저 충격을 받았다. 파운드화 가치가 수직낙하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논쟁 때문에 이미 작년 가을 이후 10% 이상 하락한 상태였다.

당분간 유로화도 동반 하락할 것이고,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다. 미래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 때문에 고용, 투자, 소비가 위축되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불가피하게 양적 완화 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파운드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국제금융 위기는 달러화 강세를 가져오기 때문에 달러에 연동된 원화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한국에 유입된 외국 자본은 금융위기 시 약한 원화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늘 대량 이탈했다. 한국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36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 영국 자본이 일시에 한국시장에서 빠져나가면 외환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 국제투기자본이 자본 이탈에 편승하면 국가도 항복시킬 수 있다. 금융당국은 환율변동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영국이 EU 탈퇴 선언을 한다고 해서 EU와의 법적 관계가 즉각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리스본 조약에 따라 영국과 EU는 2년간의 정리기간이 있으며, 양측의 동의에 의해 이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영국의 탈퇴파는 탈퇴 시기를 2020년으로 잡고 있다. 영국과 EU 간 관계가 재정립될 때까지 길고 지루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고,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것이다.

원화약세→자금이탈 경계를

양자 간에는 두 가지 교역모델이 가능하다. 스위스와 노르웨이는 EU 비회원국이지만 유럽 단일시장에 무관세라는 특혜를 누리고, 대신 통행의 자유와 분담금 납부를 약속했다. 영국은 이 모델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바로 그런 의무가 브렉시트를 선택한 핵심 이유기 때문이다. EU도 영국에 양보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권리는 유지되고 의무는 면제되는 나쁜 선례가 다른 회원국의 연쇄 탈퇴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모델은 영국이 EU와의 무관세 교역을 포기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하는 것이다. 이 경우 영국 상품의 유럽 수출에 평균 4%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대(對)영국 수출비중이 1.4%로 높지 않아 당장의 충격은 덜할 것이다. 그러나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준비해야 한다. 향후 영국으로 수출되는 한국 상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가장 많이 파는 자동차엔 약 1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것이다. 경쟁 상대인 일본 닛산이 영국에서 최대 자동차 기업이고 도요타와 혼다 등도 현지 생산거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다. 파운드화 약세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문제다. 무엇보다 유럽 경제의 전반적 위축에 따른 수요 위축이 걱정이다. 그러나 영국에 의한 한국의 법률시장과 금융시장 잠식이 과거 한·EU FTA 체결 당시 우려사항이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생산입지가 약화되면서 영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잔류 혹은 이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금융과 보험은 영국의 최대 수출 서비스상품이다. 영국 금융시장에는 약 100만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유럽 도매금융 거래의 3분의 1 이상이 영국에서 이뤄진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3국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런던에서는 골드만삭스, JP모간 등의 은행들이 전 유럽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금융회사는 프랑크푸르트나 룩셈부르크로 이전해야 할 상황이다.

유럽시장 운용전략 재검토를

또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영국에 설립된 법인들도 도버해협에 관세장벽이 생기면 대륙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다. 독일의 BMW는 영국의 미니와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인수한 뒤 독일 부품을 장착해 인기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범유럽 생산라인에 단절이 생기면서 부품과 완성품이 이동할 때마다 관세를 물게 됐다. 영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도 영국의 생산입지가 장기적으로 약화될 것에 대비, 유럽 생산라인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고상두 < 연세대 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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