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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정유사·은행, '환 리스크' 초비상

입력 2016-06-26 18:56:20 | 수정 2016-06-27 02:32:10 | 지면정보 2016-06-27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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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진출 기업 90곳, 대책 착수

BIS비율 하락 우려…은행들 '발등에 불'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브렉시트(Brexit) 여파에 따른 ‘환(換)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있어서다. 항공·정유회사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화 부채가 늘거나 재고 평가손이 급증할 것을 우려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은행들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비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26일 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에 현지법인을 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국내 기업 90여곳은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 및 현물시장 변동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환율 변동 리스크를 점검하고, 이미 짜놓은 하반기 사업계획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직접적인 환율 리스크를 따지긴 어렵지만, 유럽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하고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 제품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수출 기업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환율 리스크 손익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환율 리스크에 따른 당장의 유불리를 계산하긴 어렵지만, 환율 변동성과 불확실성 자체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 엔화 강세 등은 수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당장 유불리를 따지기엔 어렵다”며 “유럽과 영국의 경기침체, 유로화 및 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으로 현지에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는 환율 리스크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항공기를 구매하거나 임대할 때, 항공유를 구입할 때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운용 비용 가운데 항공유가 20~30%를 차지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유류 구입 및 항공기 리스로 인한 외화 부채가 늘어나는 점도 큰 부담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달러당 10원 오르면 연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도 글로벌 안전자산 쏠림 현상 탓에 피해를 볼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 기존에 사놓은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손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조선업계도 글로벌 경기 부진 탓에 선박 및 해양플랜트 발주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위험가중자산을 계산할 때 달러화 표시 채권 등 외화자산은 원화로 환산해 값을 매긴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커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고 BIS 비율도 떨어진다. 대표적으로 수출입은행은 자산의 80% 이상이 외화자산이어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장창민/서욱진/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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