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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중단된 공직사회 개혁

입력 2016-06-26 17:43:04 | 수정 2016-06-27 00:14:47 | 지면정보 2016-06-27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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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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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커피숍. 기자는 이날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인사처 출범 1년7개월 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추진할 개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인터뷰는 이 전 처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한 기업의 인재개발원장과 민간 출신 인사처 간부, 임용을 앞둔 5급 예비 사무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1년7개월 동안 개혁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공무원 채용 방식 등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외국인 전문가를 공직사회에 영입하고, 공무원시험 과목을 획기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런 구상은 이틀 만에 물거품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신임 처장으로 김동극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을 임명했다. 건강상 이유로 이 전 처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게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밝힌 사퇴 이유였다. 이 전 처장은 그동안 사석에서 ‘힘들다’는 얘기를 수차례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남은 임기에 공직사회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인사처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경쟁과 성과 위주 개혁’에 대한 공직사회의 반발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처장이 교체된 직후 공무원노조는 ‘혁신이란 미명 하에 공직사회가 먼 길을 돌아왔다’며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다.

정통 관료 출신인 김 신임 처장은 앞으로 ‘개혁’보다는 ‘안정’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가까스로 시작된 공직사회 개혁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인터뷰 말미에 이 전 처장은 자신의 거취를 예감이라도 한 듯 개혁에 대한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다. “개혁은 99.9%가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합의에 따른 개혁’은 야합에 불과합니다. 공무원 역량을 높여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공직사회 개혁입니다.” 신임 인사처장과 공무원들이 이 전 처장의 말을 귀담아 듣길 기대해 본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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