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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의 데스크 시각] 강남 분양가 급등의 비밀

입력 2016-06-26 17:45:43 | 수정 2016-06-27 00:10:57 | 지면정보 2016-06-27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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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건설부동산부장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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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국내 부동산시장의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서울 강남 집값의 나홀로 급등이다. 압구정동·개포동 등의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2000년 중후반의 종전 최고 집값을 넘어서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집값 상승률(0.19%)이 9년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도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 때문이다.

강남 집값 급등은 올초 신반포자이와 지난 3월 개포주공2단지가 촉발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분양가격이 3.3㎡당 평균 4290만원과 3760만원에 달했음에도 높은 경쟁률로 ‘완판(완전 판매)’되자 다른 강남 재건축 집값이 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高분양가→집값 상승 전환

‘고분양가 책정→인근 집값 상승→분양가 재상승’ 순환 배경에는 풍부한 유동성 외에 정비사업 시장 내 역학구도의 변화가 있다는 게 건설업계 지적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건설업체 입김은 상당했다. 건설사가 주주로 참여하는 지분제 사업도 적지 않았다. 도급제로 진행할 때도 조합 운영 비용을 지원하면서 사업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2~3년 전부터 주도권이 조합으로 넘어가고 있다. 서울에서는 자치구가 정비사업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공공관리제를 도입하면서 건설사와 조합 간 유대는 크게 느슨해졌다. 금융위기 뒤 대규모 부실에 시달린 건설사들도 사업 위험이 작은 도급제로 돌아섰다. 택지 확보까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 간 정비사업 수주전은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조합의 ‘갑(甲)’ 지위가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비사업 내 갑·을의 뒤바뀜은 가파른 분양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합은 ‘일회성 시행사’ 성격을 띤다. 해당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유일한 사업이다.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찾아내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업의 영속을 위해 경우에 따라 특정 사업 수익의 일부를 줄일 수도 있는 건설업체나 디벨로퍼(개발 시행사)와 다른 점이다.

조합으로 넘어간 사업 주도권

정비사업 일반분양분(조합원분을 뺀 나머지 물량)은 전체 가구수 대비 적게는 10%, 많아도 20~30% 내외다. 일반 분양가를 최대한 끌어올려 일부 미분양이 나더라도 부담이 작다. 분양가를 기준으로 조합원 아파트 가치가 올라간다면 전체적으로는 이익이다. 한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 임원은 “예전엔 시장 분위기와 정부 정책 등을 종합 검토해 건설사가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조합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 강남북 주요 정비사업은 이 같은 모양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공관리제와 건설사 수주 경쟁 속에서 조합 주도권은 더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이 앞으로 국내 주택개발사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강남 재건축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며 극단적인 경우 분양가상한제 재도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정비사업 시장 내 구조적 변화에 대한 진단은 없었다.

정책 개발 이전에 면밀한 시장 관찰이 먼저다. 건설사가 단순 시공만 맡는 상황이라면 주택 물량 조절과 분양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 설명회를 정비사업 조합 등을 대상으로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철수 건설부동산부장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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