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20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을 27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검찰이 대우조선 수사에 착수한 이래 전 최고경영자(CEO)가 소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남 전 사장을 소환하는 것은 그가 재임 기간에 저지른 개인비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CEO로 있으면서 대우조선해양에서 빚어진 분식회계를 묵인 또는 지시하고 친구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해당 업체의 지분을 차명 보유하면서 배당금을 챙기는 등 120억여원을 회사 밖으로 부당하게 빼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고재호 전 사장이 재임 기간(2012년 4월부터 2015년 5월) 김갑중 전 재무최고책임자(CFO)의 지시로 5조4000억원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는 순자산(자기자본)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로, 감사원이 밝힌 같은 기간 분식회계 규모보다 약 4조원 더 많은 액수다. 검찰은 고 전 사장도 조만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과정에서 관리당국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개입 단서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