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진입을 앞둔 한국경제에 낀 먹구름이 더 짙어지고 있다. 조선과 해운 등 산업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고용사정의 어려움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대외 악재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마저 현실화됐다.

경제 성장의 두 축인 내수와 수출 모두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부도 성장 눈높이를 2%대로 낮췄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지난해 이후 한국경제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던 수출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 영국·EU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과 EU 지역 실물경기가 위축되면 대외 교역 자체가 줄어들고 이는 우리 경제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향후 15년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7.5% 감소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독일의 LFO 경제연구소는 영국이 EU를 이탈할 경우 독일의 장기 경제성장률은 3% 가량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 세계 무역비용이 상승하면서 국가 간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진단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브렉시트의 경제적 영향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 영국과의 교역에서 관세체계와 세관 행정의 부재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과 영국, 한국과 EU 간 무역관계가 위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5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줄었다.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여기에 브렉시트로 인한 교역량 위축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수출은 언제 회복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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