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여름철 캠핑은 내게 맡겨라, 혼다 3세대 파일럿
[ 김정훈 기자 ] 오랜만에 혼다 파일럿을 다시 만났다. 2014년 가을 2세대 모델을 타본 이후 2년 만이다. 이번에는 최근 바뀐 3세대 차량이다. 운전석에 앉자 이전과 달라진 실내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세련미를 풍기는 내부 인테리어와 한층 부드러워진 외모까지 완전히 다른 모델로 탈바꿈했다.

지난 주말 회사 직원들과 1박2일 일정으로 대부도에 갔다. 시승은 서울과 대부도를 이동하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대부도를 갈 땐 성인 4명, 서울로 돌아올 땐 5명이 탔다. 대부도에서 식당으로 이동할 땐 7명까지 탑승했다. 동승객들은 대체로 차가 넉넉해서 야외 나들이를 갈 때 적합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일럿은 기아차 모하비 급이다. 3열시트까지 있다. 혼다코리아는 8인승 모델로 국내 소개했다. 탑승 공간의 여유를 고려한다면 성인 6명까지가 좋다. 3열에 탑승하기 위해선 2열시트를 접어야 한다. 이를 감안해서인지 2열은 펴고 접는 '2열 워크 인 스위치'를 갖췄다. 짐칸에 맥주 박스를 넣고 트렁크를 닫는데 자동 개폐 버튼만 누르면 해결된다. 편리하다.

신형 파일럿은 똑똑해지고 안전해졌다. 주행 안정성을 강화한 첨단사양이 돋보인다. 운전 중 앞서가는 차에 바짝 다가서면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계기판 모니터에서 브레이크 표시가 뜬다. 중앙 차선을 넘었더니 스티어링휠에 진동을 전달해 운전자에 주의를 준다. 차선 변경시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실내 8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각지대까지 보여준다.

장점이 부각된 만큼 단점도 강하다. 3471㏄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은 연료 효율성이 낮다. 총 200㎞를 탔는데 주유칸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서울 중림동에서 대부도를 왕복하는 구간에선 연비를 확인해 봤다. 계기판엔 L당 6.0㎞ 달렸다고 뜬다. 표시 연비는 8.9㎞/L다. 혼잡한 도심과 고속도로를 반반씩 운전한 실주행 연비는 공인 연비에 못 미쳤다.

파일럿의 고향은 미국이다. 혼다자동차가 2002년부터 미국의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놨다. 그래서 일본 혼다가 만들었어도 미국차 느낌이 강하다. 국내에서 비교되는 경쟁 모델도 포드의 대형 SUV 익스플로러다. 혼다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2013년부터 파일럿을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태어난 차답게 힘은 쎄다. 차량 컨셉은 역시 남성적이다. 6기통 3.5L 가솔린 엔진은 이전보다 10% 출력이 개선돼 284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36.2㎏·m으로 순간 가속에 부족함이 없다. 판매 가격은 5390만원.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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