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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사 '콕 찌르기'] (25) 나폴레옹과 시민 법전

입력 2016-06-24 16:39:04 | 수정 2016-06-24 16:39:04 | 지면정보 2016-06-27 S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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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권·정교분리 개념 도입해 법 제정
"나의 업적은 전쟁이 아니라 세계시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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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나폴레옹(1769년 8월15일~1821년 5월5일)을 어떻게 알고 계신가요? 나폴레옹은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마지막으로 패전하고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됩니다. 1840년이 지나서야 그의 유해는 프랑스로 돌아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 그의 무덤이 있습니다. 후세인들의 존경이 담긴 웅장한 곳입니다. 수많은 전쟁을 벌여 승승장구했으나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넬슨의 영국 해군에 패하고(런던 중심가 트라팔가 스퀘어의 사자상과 전투 장면을 새긴 부조는 프랑스 해군의 대포를 녹여서 제작한 것입니다) 1812년 러시아 원정의 패전으로 엘바섬에 유배되고, 엘바섬 탈출 후 권력을 다시 잡지만 워털루 패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이 인물에게 왜 프랑스는 존경과 찬사를 보내는 것일까요?

프랑스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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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출생지는 코르시카 섬입니다. 1768년까지 제노아 공국이 프랑스에 섬을 매각하면서 프랑스 영토가 되었습니다. 어린 아기였을 때 그의 이름은 그래서 이탈리아 식인 나폴레오네 부오나파르테, 프랑스 식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두 가지였습니다. 나폴레옹은 1779년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 본토로 건너갑니다. 1784년 파리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 만 16세의 나이에 포병 장교로 임관합니다. 평균 수명이 높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10대 임관이 드문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실은 인류역사 상 현대 이전의 수많은 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의 평균 연령은 추정컨대 10대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의 부두 노동자 철학자 에릭 호퍼는 그래서 인류 역사를 ‘비행청소년들이 만들어간 역사’라고 정의하기도 했지요.

탁월한 지휘관

나폴레옹은 탁월한 지휘관이었습니다. 1796년 이탈리아 원정군 대장으로 오스트리아군을 격파한 뒤 밀라노 입성, 만토바 점령을 달성했고 1798년 5월 카이로에 입성한 이집트 원정 때는 ‘학자 부대’를 전장에 동반하기도 했습니다. 나일강 서쪽마을 로제타에서 발견된, 같은 내용이 이집트 상형 문자, 이집트 민중 문자, 그리스 문자 등 세 가지로 기록되어 이집트 고대 문명사 연구에 획기적인 장을 마련한 로제타스톤(진품은 현재 런던 대영박물관에 전시 중입니다)도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의 부산물입니다. ‘고대의 영웅 한니발도 한 일을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알프스를 넘어 유럽 대륙을 석권한 1800년의 원정도 전설적인 승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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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평생 동안 시골 섬 출신 특유의 거칠고 솔직한 풍모를 보여 농민 출신이 대다수인 일반 사병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광대한 스케일로 구상을 하면서도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지적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역사가는 나폴레옹의 위대함은 ‘나폴레옹 법전’에 있다고 의견을 모읍니다. 법률집행에 있어 자유, 평등, 인권의 존중, 정치와 종교의 분리라는 개념이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시점이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입니다. 그 전에는 권력자나 성직자가 자의적으로 백성들을 처벌했습니다. 나폴레옹은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서려면 법전이 완벽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법을 정비했습니다. 권력자나 성직자 마음대로가 아니라 법대로 판결한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법전에 ‘시민 법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법전은 1804년부터 시행했고, 나폴레옹의 실각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나폴레옹 법전의 현대사적 의미는 이 법전이 오늘날 전 세계 시민법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 재산, 평등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권’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재산은 ‘개인의 신체’입니다. 사적 재산권을 보호한다는 것은 따라서 인권을 보호한다는 의미와 통합니다. 내가 일군 재산을 누군가가 빼앗아가고, 내 신체의 자유를 누군가가 아무런 대가없이 징발하던 사회가 나폴레옹 이전의 세계였습니다.

영토점령이 목적 아니다

나폴레옹 군대가 거둔 초창기 놀라운 승전의 원동력은 병사들의 자부심이었습니다. “우리는 상대의 영토를 점령하러 출병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자유와 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알려주고 ‘법의 세계’로 초대하려 일어난 것이다”는 의식이 프랑스군을 관통하던 사명감이었습니다. 나폴레옹 법전에는 ‘해가 진 다음에는 사람을 구속할 수 없다’는 조문도 있습니다. 그만큼 인권을 철저하게 보호한 것입니다.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뒤 부관을 통해 남긴 자서전에서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진정한 업적은 승전했던 40차례의 전투가 아니다. 왜냐하면 워털루에서 모든 것을 무(無)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업적 중에서 지울 수 없는 것, 나의 업적으로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 있다. 바로 ‘시민 법전’이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 모두가 나폴레옹에게 얼마간 빚을 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파리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앵발리드도 한 번 방문해 보시기를. 위층에서 나폴레옹의 관을 굽어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관 주위를 돌아보시기를. ‘시민 법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감사의 인사를 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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