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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태평양 패권 놓고 맞서다

입력 2016-06-24 17:48:54 | 수정 2016-06-24 17:48:54 | 지면정보 2016-06-27 S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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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자리잡은 베오그라드. 세르비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첫 일정으로 1999년 미군 오폭으로 중국인 사상자가 발생한 옛 유고슬라비아 중국 대사관 터를 찾아 추모비에 헌화했다. 시 주석은 “패권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미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세계를 이끌고 있는 G2(미국 중국) 간 갈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힘이 약해진 반면 중국이 급속히 부상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팍스 아메리카’(Pax America: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로 불리는 미국식 질서에 중국이 거센 도전장을 던지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시 주석의 세르비아 오폭 현장 방문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하순 미 대통령으로선 처음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을 빗댄 것이다.

G2가 첨예하게 맞붙고 있는 곳이 남중국해다. 남중국해는 한 해 4만여척의 선박과 세계 해상 물동량의 절반가량이 통과하는 무역 요충지다. 중국은 이 남중국해에 7개의 인공섬을 만들고 “국제법상 섬에서 12해리(22.2㎞)까지 자국 영해로 인정되니 7개 섬에서 12해리까지 다 중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을 지나려면 중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서태평양을 장악한다는 게 중국의 구상이다.

중국은 또 상하이협력기구(SCO)란 역내 집단안보기구를 설립해 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배제하고 일본을 굴복시키고자 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계획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미국은 “중국이 만든 남중국해 섬은 인공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8~20일엔 남중국해 필리핀 해역에 핵 항공모함 두 척을 한꺼번에 보내 군사훈련을 하는 등 실력행사에도 나서고 있다. 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인도 등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 대중(對中) 포위망도 구축 중이다.

대한민국은 인구 5000만명에 세계 10위 안팎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열강이 세(勢)를 겨루는 첨예한 곳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협해왔다. G2 간 갈등이 격화되면 한국에도 선택을 강요할 날이 올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세계정세에 밝은 눈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이를 타파하려는 중국…. 4, 5면에서 중국과 미국의 전략, 대한민국의 선택 방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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