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토이 서울 포스터
아트토이 서울 포스터
아트토이는 ‘장난감 예술품’이다. 장난감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나 제작자가 아니라 순수예술이나 상업예술을 지향하는 작가들이 주로 만들기 때문에 ‘디자이너 토이’라고도 불린다. 1990년대 초반 홍콩의 젊은 작가들이 곰 모양 플라스틱 인형에 자신들의 디자인을 입혀 팔기 시작한 아트토이는 이제 엄연한 팝아트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지난 5월 가나아트센터와 아트벤처스가 주최한 제3회 ‘아트토이컬처 2016’ 전시회에서는 쿨레인, 스티키몬스터랩, 슈퍼픽션, 초코사이다, 키타이, 데하라, 데이비드 호바스 등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120개팀 200여명이 참가했다. 5일간 총 8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방문자 수는 지난해 3만7800명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내 유명 아트토이 디렉터인 이재혁 델리토이즈 실장은 “국내 아트토이 시장 규모는 일본, 미국에 비해 아주 작다”면서도 “40~50대 중년층에서도 아트토이를 구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등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장난감 자체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다, 고급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열망이 더해지면서 아트토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중문화계 셀러브리티들이 아트토이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도 아트토이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셀러브리티들은 자신이 수집한 아트토이를 공개하거나 아트토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800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흑인 가수 퍼렐 윌리엄스는 바쁜 일정에도 아트토이 페어에 빠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산이 300억원대인 팝스타 크리스 브라운도 대표적인 아트토이 마니아다. 그는 아트토이 덤 잉글리시(Dum English) 시리즈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인기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을 빼놓을 수 없다. 탑은 2년 전 한 아트토이 숍에서 카우스가 제작한 1.5m 크기의 아트토이를 2000만원에 구입해 화제가 됐으며,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도 각종 방송을 통해 아트토이로 꾸민 자신의 사무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 아트토이 작가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아트벤처스가 주관한 아트토이 캐릭터 공모전에 600명이 넘는 인원이 도전해 슈퍼픽션팀의 ‘스콧과 프레디’가 최종 선정됐다.

아트토이를 만날 수 있는 공간도 주목받고 있다. 박상배 커피빈코리아 대표가 2007년 2월 연 ‘킨키로봇’ 매장이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2006년 미국 방문 중 아트토이를 보고 매력을 느껴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킨키로봇은 갤러리아 명품관을 비롯해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앞, 동대문 두타, 인사동 쌈지길 등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아트토이 갤러리 피프티피프티는 다양한 아트토이, 그림 등을 전시하고 국내외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의 리리앤델리도 문을 연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아트토이 마니아 사이에서는 이미 손꼽히는 장소다. 이곳은 한 달에 한 번씩 아트토이 디자이너들을 초빙해 각종 전시회를 여는 것은 물론 관련 강좌도 개최하고 있어 아트토이 마니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수정 한경머니 기자 hoh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