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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人터뷰]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 김종욱 회장 "선배들의 호국정신 되새겨야죠"

입력 2016-06-24 18:06:09 | 수정 2016-06-25 03:15:12 | 지면정보 2016-06-25 A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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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카투사 전사자 7052명…미국 워싱턴서 첫 12시간 호명행사

카투사 복무로 '새로운 인생'
무작위 추첨으로 선발돼 전산실 배치
부대내 미국 대학 분교서 강의도 들어
영어와 컴퓨터 실력 인정받아 입사

'넓어진 시야' 사업에 큰 도움
카투사 선배 추천으로 물류업체로 옮겨
18개 외국항공사 지상조업 대행 성공
2012년 전우회장 맡아, 사단법인 전환

통합 '주한미군전우회' 만들어야
한국 거쳐간 미군 350만명 '소중한 자산'
한·미 우호관계 대변하는 좋은 단체될 것
'추모의 벽' 건립비용 1700만弗 모금 추진
< ‘워싱턴 호명식’ 참석하는 카투사 장병 >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장병 세 명(왼쪽부터 최연규 상병, 조성재 원사, 김현재 상병)은 25일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카투사 전사자 호명식에 참석한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 ‘워싱턴 호명식’ 참석하는 카투사 장병 >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장병 세 명(왼쪽부터 최연규 상병, 조성재 원사, 김현재 상병)은 25일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카투사 전사자 호명식에 참석한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25일 열리는 6·25전쟁 전사자 추모 행사는 여느 때보다 뜻깊다. 매년 열리는 추모 행사지만 올해는 미군에 배속돼 북한군과 싸운 한국군(카투사) 전사자 7052명의 이름이 처음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이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미 정부 및 의회 인사, 한·미 참전용사 단체장,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한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12시간에 걸쳐 카투사 전사 장병의 이름이 하나씩 불릴 예정이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미국은 기념공원 안에 6·25전쟁 중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추모의 벽 건립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종욱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장(61·스위스포트코리아 대표)의 감회는 새롭다. 지난 22일 서울 가양동 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미군은 미국이, 국군은 우리 정부가 추모해왔지만 카투사 전사자들은 잊힌 존재처럼 여겨져 왔다”며 “이번 추모사업을 계기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카투사 선배들의 호국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생의 전환점 된 카투사

195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1977년 입대해 카투사가 됐다. 당시 카투사는 특별한 전형 없이 입대자 중 무작위로 뽑았다. 동두천 미군 제2보병사단 전산실에서 복무한 김 회장은 “카투사가 된 것은 인생을 바꾼 계기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미군 기지 안에는 군인을 위한 미국 대학 분교가 있어요. 소대장이 배려해 청강생으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다른 사람보다 일찍 컴퓨터를 배울 수 있었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상고에서 회계를, 군대에서 영어와 컴퓨터를 배운 그는 전역하자마자 부산 컨테이너부두 운영공사에 입사했다. 남들보다 전산 실력이 뛰어나 회사 전산실 창립 멤버가 됐다. 몇 년 뒤 카투사 선배의 추천으로 자리를 옮겨 1982년부터 항공물류회사 해외영업을 맡았다. 인생의 무대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을 눈여겨보던 외국 거래처(판알피나)로부터 국내 지사 설립을 제안받았고, 1992년 판알피나코리아가 탄생했다. 30대 중반에 글로벌 물류업체 한국 법인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듬해 말 법인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너무 승승장구하다 보니 어린 나이에 빨리 달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법인장을 계속한다면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양국 교역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직감한 김 회장은 새 회사를 세워 중국 항공 화물을 미국과 유럽으로 보내는 사업에 도전했다.

양강 독점 공항 지상조업에 도전

2002년 김 회장은 공항 지상조업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상조업이란 공항에서 비행기와 관련된 지상업무를 일컫는 말이다. 여객기에 탑승하는 승객의 짐을 비롯한 화물 운반, 주기장의 항공기 재출발을 위한 점검 작업 등이 포함된다. 당시 인천공항 지상조업은 대한항공의 한국공항과 아시아나항공의 아스공항 등 2개사가 도맡다시피 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다른 나라 항공사도 주로 두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루프트한자항공의 지상조업업체인 ‘글로브그라운드’도 인천공항에서 영업하고 있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브그라운드는 한국 철수를 결정하며 러시아 항공사의 지상조업을 맡고 있던 김 회장에게 “차량 등 지상조업 장비를 싼값에 넘기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회사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지상조업 사업에 나섰다.

양강 구도의 지상조업시장에 파고드는 것은 예상보다 힘겨웠다. 외국 항공사들은 두 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선뜻 일감을 내주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 시절을 가장 힘들었던 때로 기억한다. 그는 하루에 여섯 편씩 인천공항을 이용하던 캐세이패시픽항공을 공략하기로 했다. 거대 기업이 제공하지 못하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약속하며 홍콩을 수십 번 드나든 끝에 캐세이패시픽항공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비행기에 화물을 실으려면 이륙 전 시간을 정해 적재를 끝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륙 전 네 시간이 허용된 적재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한 시간 빨리 실으라고 요구하거나 10분 정도 늦었다고 적재를 마감하는 사례가 있어 불만을 가진 항공사가 적지 않았죠. 저는 외국 항공사에 ‘철저한 서비스’를 강조하며 다가갔습니다.” 실적을 내자 글로벌 지상조업업체인 스위스포트의 투자 제안이 들어왔고, 2005년 회사 이름을 스위스포트코리아로 바꿨다. 스위스포트코리아는 델타항공 에미레이트항공 터키항공을 비롯한 8개 여객 항공사와 DHL 페덱스 등 18개 화물 항공사의 지상조업을 맡고 있다. 외국 항공사를 상대하는 조업사 중 최대 규모다. “카투사 생활을 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집니다. 이때 시야를 넓힌 것이 사업을 펼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 입장 대변하는 ‘주한미군전우회’ 조직해야

카투사 복무 경험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 김 회장은 2012년 대한민국카투사전우회 회장직을 맡았다. 2013년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이 되면서 단체명이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로 바뀌었다. 카투사연합회장으로서 그의 목표는 미국 내 주한미군 관련 단체를 한데 모아 주한미군전우회를 조직하는 것이다. 6·25전쟁 이후 한국을 거쳐 간 미군이 약 350만명이고, 가족까지 포함하면 약 10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역량을 모으면 한·미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미국에서 한국에 긍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2017년 회장 임기를 마친 뒤에도 명예회장으로 카투사연합회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이번에 건립이 추진되는 추모의 벽은 총 사업비가 1700만달러에 달한다. 그는 건립 비용을 모금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군인들을 위해서라도 꼭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주한미군도 귀국 뒤 전역하면 사회인이 됩니다. 미군 지휘관은 사회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런 특별한 경험을 활용해 한·미 관계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한미군전우회가 결성되면 이곳이 바로 한국을 대변하는 오피니언 단체가 되는 겁니다. 지금도 매년 3만명의 군인이 한국에서 근무하다 복귀하는데, 주한미군전우회가 한국 실정을 미국에 잘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 25만여명 복무한 카투사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1950년 8월 이승만·맥아더 합의로 탄생


카투사(KATUSA)는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을 의미한다. 1950년 8월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합의로 탄생한 카투사는 전쟁 당시 미군의 병력 손실을 보충하는 역할을 했다. 김종욱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장에 따르면 카투사라는 명칭은 전쟁이 끝난 뒤 생긴 것이다. 휴전 후 미군이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을 약자로 부르다 보니 카투사란 명칭이 정착됐다는 설명이다. 카투사는 전쟁 기간 경계, 정찰 임무와 함께 기관총과 박격포, 무반동총 등을 운반했다. 한국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미군을 전선으로 안내하는 것도 카투사의 주요 임무였다.

4만여명의 카투사는 6·25전쟁 때 미군·유엔군과 함께 싸웠고 이 중 7052명이 전사했다. 6·25전쟁에 카투사로 참전해 미군 45보병사단과 함께 싸운 한 노병은 “당시 미군과 말은 잘 통하지 않았어도 서로를 존중하며 열심히 싸웠다”고 회고했다. 지금까지 총 25만여명이 카투사로 복무했다.

미군과 함께 영어를 사용하며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게 카투사 생활의 장점이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복무한 한 카투사 예비역은 “일과시간이 정해져 있고 주말에 외출할 수 있어 휴식과 자기 계발이 가능했다”며 “미국에 직접 가지 않고도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카투사는 무작위 차출로 뽑았다가 시험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토익(780점), 토플(PBT 561점·IBT 83점), 텝스(690점) 등 일정 기준 이상의 영어시험 점수를 갖춘 지원자 가운데 전산 추첨으로 무작위 선발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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