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3일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장에서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23일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장에서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23일 중거리 무수단 탄도미사일(화성-10으로 명명)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화성-10이라고 지칭하기는 처음으로, 중앙통신은 “탄도로켓은 예정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1413.6㎞까지 상승 비행해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재돌입구간에서 전투부 열견딤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됐다”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는 우리 핵공격 능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상 각도(45도)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해 사거리가 400㎞에 그쳤으며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3000㎞ 이상 비행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관련 사진에는 미사일이 불꽃을 내뿜으며 발사되는 순간과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현지지도를 수행해온 이병철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끌어안는 모습, 이 제1부부장이 울먹이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2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1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한민구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2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16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그러나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일부 기술적 진전이 있었지만 성공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실전 비행 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이날 한민구 장관 주재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어 군사대비 태세를 점검한 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 장관은 “북한이 이런 도발을 지속한다면 완전한 고립과 자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전군 주요 지휘관들과 오찬을 하며 “북한이 도발을 통해 우리를 뒤흔들거나 국제협력 체제를 느슨하게 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감히 갖지 못하도록 우리 군은 보다 강력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언론 성명 등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알렉시스 라메크 유엔주재 프랑스 차석대사는 회의 뒤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대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정태웅/박상익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