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화산 폭발전, 폼페이 주민 삶은 어땠을까
출산이 임박한 만삭의 여인, 해골이 돼서도 서로를 껴안고 있는 남녀, 기둥에 묶여 있는 개…. 고대 로마제국 도시 폼페이에서 발견된 유골들은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폐허가 돼버린 도시를 상징한다.

영국 고전학자 메리 비어드는 폼페이 주민의 삶이 끔찍한 재앙의 그림자에 가려졌다고 생각했다. 《폼페이, 사라진 로마 도시의 화려한 일상》에서 음식, 포도주, 목욕, 오락 등 주민의 일상을 속속들이 들여다본 이유다.

폼페이 주민은 검투사와 맹수의 싸움을 보며 휴일을 보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본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추측한다. 황소나 곰도 찾기 어려웠던 폼페이에서는 개나 염소를 내세워 싸움을 붙였다.

폼페이에 존재한 신과 여신의 이미지는 수천 가지다. 저자는 “다양한 형태로 형상화된 신을 세어본다면 당시 거주민 수보다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메리 비어드 지음, 강혜정 옮김, 글항아리, 588쪽, 2만8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