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전쟁 1년(중)] 카드보다 많은 페이…가볍게 쓰고 싶다면
지갑이 가벼워진 대신 스마트폰이 무거워졌다. 깔아놓은 '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은 많은데 손이 가는 것은 별로 없다.

결제수단으로 다양한 페이를 취급하는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도 많아졌다. 어떤 가맹점에서 어떤 페이를 써야할 지 떠오르지 않는다. 간편하게 결제하려다 오히려 머릿속과 스마트폰만 복잡해졌다.

페이라고 해서 다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는 아니다. 서비스에 따라 쓸 수 있는 단말기도 다른 데다 가맹점도 각기 다르게 특화돼 있다. 포인트 제도나 할인 등 혜택도 달라 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집중적으로 쓰는 게 이득이다. 소비 성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간편결제 서비스를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페이 궁합'을 꼽아봤다.
페이코의 온·오프라인 가맹점. / 사진=NHN엔터테인먼트 제공
페이코의 온·오프라인 가맹점. / 사진=NHN엔터테인먼트 제공
◆"가맹점 많은 게 최고" 실용주의 소비자라면

오프라인 '삼성페이' or '페이코' + 온라인 '페이나우'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삼성페이'를 오프라인 기본 페이로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맹점 수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뿐 아니라 기존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 결제도 지원한다. 이에 현재 신세계 계열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다. 지원 단말기는 갤럭시S7과 갤럭시S6 시리즈,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 갤럭시노트5 등이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도 오프라인 가맹점 수가 많다. 한국스마트카드와 손잡고 모바일 교통카드 티머니의 가맹점을 확보한 덕분이다.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홈플러스, 맥도날드 등 폭넓은 업종의 전국 10만여개 가맹점에서 NFC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단 아이폰 등 티머니 작동이 안 되는 해외 제조사 단말기의 경우 티머니 가맹점에서 사용이 어렵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페이코와 직접 제휴를 맺은 아티제, 이디야 등 일부 가맹점에서 바코드 스캔 방식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범용성이 높은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엔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가 있다. 11만여개 온라인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입 통신사와 상관 없이 누구나 쓸 수 있다. 페이나우와 가맹점 수가 비슷한 '네이버페이'는 중소 쇼핑몰을 가맹점 비중이 높다. 네이버페이의 10만여개 가맹점 중 90% 이상이 월거래액 3000만원 미만의 중소 사업자다.
네이버페이를 사용해 결제하는 모습. /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페이를 사용해 결제하는 모습. / 사진=네이버 제공
◆사고 사고 또 산다…'쇼퍼홀릭'에겐

오프라인 유통사 페이 + 온라인 '네이버페이' or '카카오페이'

온라인 쇼핑, 특히 포털 검색 쇼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네이버페이가 제격이다. 네이버페이의 온라인 가맹점 10만여개에서 네이버 아이디와 결제 비밀번호만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각 쇼핑몰에 따로 모이던 포인트도 네이버 포인트 하나로 관리할 수 있어 편하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실생활에서 결제 기능이 필요한 영역에 카카오페이를 접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가맹점 수는 1000여개로 다른 서비스 대비 적다. 그러나 소셜커머스부터 대형 쇼핑몰, 온·오프라인(O2O) 연계 서비스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네이버페이의 가맹점이 중소 쇼핑몰 위주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자신이 즐겨 찾는 쇼핑몰의 가맹 여부를 비교해보고 선택할 것을 권한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택시 블랙과 카카오드라이버 등 카카오의 O2O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SSG페이와 롯데그룹의 엘페이는 각 계열의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처가 그룹 계열사 위주라 범용성이 높진 않다. 그러나 특정 그룹 계열사를 즐겨 찾는 사용자라면 결제와 포인트 적립, 쿠폰 할인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상품권과 포인트를 결제수단으로 합쳐 쓸 수도 있어 편하다.
T페이를 사용해 결제하는 모습. / 사진=SK텔레콤 제공
T페이를 사용해 결제하는 모습. / 사진=SK텔레콤 제공
◆부지런하지 않아도 알뜰할 수 있다

오프라인 이통사 페이 + 온라인 '시럽페이'

멤버십이나 쿠폰 할인은 챙기고 싶다. 그러나 귀찮은 건 질색이다. 이들에겐 이동통신사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유용해 보인다.

SK텔레콤의 'T페이'와 KT의 '클립'은 멤버십 활용에 특화돼 있다. 멤버십 할인과 결제를 스마트폰 한 화면에서 해결 할 수 있어 편리하다. 편의점 영화관 등 이통사 멤버십 제휴사를 즐겨 찾는 사용자에게도 좋다. 특히 클립은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해당 가맹점에서 가장 할인율이 높은 카드와 다양한 멤버십, 쿠폰 조합을 추천받을 수 있다.

클립은 BC카드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BC 페이'와 바코드 스캔 방식의 휴대폰 소액결제인 엠틱을 지원한다. T페이는 휴대폰 소액결제만 가능하다. 클립은 가입 통신사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고 T페이는 SK텔레콤 가입자만 쓸 수 있다.

온라인에서도 포인트와 쿠폰을 알아서 챙겨주는 페이가 있다. SK플래닛이 만든 웹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시럽페이다.

11번가와 쇼킹딜, 시럽오더, T맵 택시 등 SK계열 유통 및 서비스 채널과 H몰, 예스24, CJ몰 등 기타 제휴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11번가에서 시럽페이의 '원클릭 서비스'를 이용하면 각종 포인트와 할인수단이 한 번에 자동으로 적용된다. 웹 기반이기 때문에 별도의 앱이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해당 가맹점에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돼 더 간편하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