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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uccess Story] 니르바나 아시아, 외부는 정원 내부는 호텔 같아…말레이시아 장례 서비스 격을 높이다

입력 2016-06-23 16:17:53 | 수정 2016-06-23 16:18:39 | 지면정보 2016-06-24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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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조회사와 닮은꼴
장례 전 회비 미리 받는 방식
장례지원·납골당 등 서비스
불교·기독교식 장례도 담당

산 자도 망자도 편안하게
"으스스한 느낌 없애자"
화려한 사원처럼 꾸며

중국 시장 성공 정착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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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장인어른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은 말레이시아 무역회사 직원 콩혼콩은 마음이 급했다. 장례식을 치르는 것도 문제였지만, 평소에 미리 모실 곳을 정해두지 않았더니 마땅한 묘지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조문객도 맞아야 하는데 중요한 문제를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화교 단체가 운영하는 한 묘지에 찾아갔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 묘지는 관리 상태도 엉망이었다. 풀이 자신의 키보다 더 높이 자라서, 무덤을 찾아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일로 그는 장례를 사전에 대비해야 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당시 말레이시아에는 사설 묘지가 거의 없었고, 화교 단체나 종교시설이 운영하는 묘지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다니는 무역회사보다 장례 서비스업이 장차 수익이 더 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장례는 미리 대비하는 것’ 문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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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그는 장례업체를 차렸다. 현재 아시아 최대 장례회사다. 이름은 ‘니르바나 아시아’. 한자식 사명으론 ‘부귀(富貴)’를 쓴다. 불교적인 이름(니르바나·涅槃)대로, 불교·유교식 장례를 주로 돕는다. 최근에는 기독교계 신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십자가를 세운 기독교식 무덤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상조회사가 제공하는 장례 지원 서비스와 공원묘원·납골당 서비스를 합친 듯한 회사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콩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계 고객들은 니르바나 아시아 회원으로 가입함으로써 세 가지를 얻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모든 가족이 죽은 뒤 한곳에 묻히기를 희망하며, 자신이나 부모의 사망 뒤 성급히 장례를 치르는 스트레스를 피하기를 원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비해 미리 묘지를 확보해 두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콩 회장이 회사를 처음 세웠을 때는 보험업이 그러했듯 일어나지 않은 부정적인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장례에 미리 대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니르바나의 묘소를 분양받는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말레이시아에서 부부를 안치할 수 있는 30㎡짜리 땅을 분양받는 데만 2만달러를 내야 하고, 그 위에 봉분을 만들려면 1만8000달러, 승려가 제사를 지내주는 데 5000달러 등이다. 총 4만3000달러(약 5000만원)가 드는 셈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물가를 고려하면 상당히 큰돈이다. 그래도 고객은 계속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등에 진출했다.

영업 전문가 채용…실적 기반 수익분배

FT는 콩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회사의 성장 비결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이다. 콩 회장은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보험업계·부동산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영업 전문가를 채용했다. 영업 실적에 따른 커미션이 수입의 전부이기 때문에 열심히 고객을 찾아다니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다.

둘째는 고객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콩 회장은 “우리의 묘지에서 으스스한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정원과 같이 꾸몄다”고 전했다. 니르바나 아시아의 묘원은 조용한 절이나

려한 사원처럼 구성돼 있다.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밝은 분위기다. 한 해에 두 번씩 제사를 지내러 가족과 함께 묘소를 찾는 고객을 고려한 구성이다. 고객은 심지어 시신을 꾸밀 때 쓰는 화장품까지 고를 권리가 있다. 콩 회장은 “사망한 뒤 자신의 얼굴에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 화장품을 발라 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고려가 세 번째 요소다. 이 회사의 1차 타깃인 ‘동남아시아 지역의 화교’ 사이에서도 지역마다,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불교 승려가 명복을 빌어준 뒤 아주 조금의 사례금만 받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승려가 하룻밤 명복을 빌어주는 데 최저 350달러를 받는다. 이런 차이를 세밀하게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사업을 해선 실패한다고 콩 회장은 강조했다.

마지막은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는 일’이다. 콩 회장의 아들인 콩유풍 전무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승려의 기도나 좋은 관을 짜는 데 비용을 쓰려 하는 반면 젊은 고객은 꽃이나 식사 수준 등 장례 당일에 경험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했다.

재무구조 불안정성은 단점

그러나 이 회사의 사업 방식이 국내 상조회사들과 비슷하게 장례가 치러지기 전 고객에게 미리 회비를 받는 방식이어서 재무구조 변동성이 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금을 먼저 받아놓고 지출은 나중에 하는 연금적립과 같은 구조인데 돈을 잘못 굴리면 고객에게 약속한 비용지출(부채)을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영국 디그니티, 미국 서비스코퍼레이션인터내셔널, 홍콩 푸쇼우위안인터내셔널 등 경쟁사보다 취약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22일 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5년치 매출 규모인 58억3000만홍콩달러(약 8675억원)에 달하는데, 회사의 수익성이 그 정도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니르바나 아시아는 말레이시아에서 한 차례 상장했다가 상장 폐지하고 2014년 홍콩거래소(HKEX)에 재상장했다. 2014년 신규 계약 규모가 2억671만달러(약 2380억원), 매출 규모가 1억6510만달러(약 1860억원)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링깃화 기준 신규계약은 14.1%, 매출은 7.4%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달러로 환산한 매출은 1억4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다소 줄었다. 지난해 달러화 강세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러운 소식이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금융회사 DBS의 애널리스트인 데니스 램은 “니르바나 아시아가 상장한 2014년은 윤년이어서 묘지 분양이 몰렸다”며 “지난해 매출이 다소 부진했던 것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니르바나 아시아는 매출을 더 늘리기 위해 좀 더 작은 규모의 묘지 분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풀어야 할 또 다른 난제는 중국 시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허례허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화려한 장례식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수목장이나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콩 회장은 “바다에 당신의 유골이 뿌려진다면 아무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유감스러워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뒤 감독당국의 여러 규제를 받고, 각종 비용지출이 증가한 것도 니르바나가 넘어야 할 산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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