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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데스크] 주택시장의 4계절

입력 2016-06-22 17:46:59 | 수정 2016-06-23 00:17:37 | 지면정보 2016-06-23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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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근 건설부동산부 차장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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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엔 일정한 흐름이 있다. 아무런 법칙 없이 움직이는 것 같지만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는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 자료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수급(수요와 공급) 여건에 따라 4계절을 반복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순환하는 것과 비슷하다.

집값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지만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국면이 ‘봄’이다. 집값이 심리적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폭락론자들이 득세하는 시기다. 공포에 휩싸인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집값은 내재가치 이하로 떨어진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기는 지났다”는 말에 대부분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부는 부동산시장 부양책을 쏟아내느라 바쁘다. 그러나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집값을 밀어올릴 준비를 한다. 늦봄이 되면 전셋값은 집값의 턱밑에 차오른다.

수도권은 초가을…지방은 겨울

‘여름’은 집값과 전셋값이 같이 오르는 시기다. 전셋값이 집값의 70% 수준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올리기 시작한다. 이때는 주로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과 중저가 주택이 시장을 주도한다.

‘가을’이 되면 끝없이 오르던 전셋값이 게걸음(초가을)을 하다가 하락(늦가을)한다. 그런데도 집값은 계속 오른다. 부동산에 문외한인 이들까지 가수요에 가세하면서 고가 주택과 전용 85㎡ 이상 중대형 주택형이 많이 오른다. 낙관론이 판을 치면서 거품이 형성되는 시기다. ‘강남불패론’이 이때 등장한다.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짜내느라 머리를 쥐어짠다.

‘겨울’이 되면 전셋값에 이어 집값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집주인들은 금방 반등할 것을 기대하지만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겨울은 길고 혹독하다.

그렇다면 주택시장의 4계절은 왜 생기는 걸까. 수급이다. 집값이 떨어질 땐 건설사들이 주택을 많이 공급하지 않는다. 건설사 역시 공포감에 휩싸이는 까닭이다. 필연적으로 공급 부족을 초래한다. 거꾸로 집값이 오를 땐 건설사들이 너무 많은 집을 공급한다. 건설사들도 탐욕에 눈머는 것이다. 이는 주택 공급 과잉으로 연결된다.

탐욕에 눈멀지 말아야

신기한 것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음에도 4계절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이런 4계절이 나타난 데 이어 2010년대 들어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우려에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 새집 선호 현상, 가구 분화 등으로 일정 정도의 신규 주택 수요는 계속 발생하는 까닭이다.

4계절의 순환은 지역별로 다르다. 어떤 곳은 겨울인 반면 어떤 곳은 여름이다. 지방에서 가장 먼저 봄을 거쳐 여름을 맞은 곳은 부산(2010년 전후)이었다. 이어 울산 창원 광주 등이 뒤를 따르다 대구(2012년) 경산 등이 마지막으로 여름을 맞았다. 지금은 대부분 지방이 겨울 국면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수도권은 어떤 국면일까. 생활권역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지역이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는 여름 국면을 보이고 있다. 빠른 곳은 전셋값 상승세가 멈춘 가을에 접어들었다. 집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지만 탐욕에 눈머는 것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조성근 건설부동산부 차장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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