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모던발레 ‘스노우 화이트’.
24~25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모던발레 ‘스노우 화이트’.
오로라 공주, 백설공주, 신데렐라…. 동화 속 공주 이야기가 무대에서 연이어 발레의 옷을 입고 펼쳐진다. 영국 무용단 뉴 어드벤처스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프랑스 프렐조카주발레단의 ‘스노우 화이트’, 와이즈발레단의 ‘신데렐라’ 공연이다.

지난 22일 개막해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잠의 저주에 빠진 오로라 공주의 이야기다. 차이코프스키의 곡에 영국 안무가 매슈 본이 새롭게 춤을 짜고 연출했다. 고딕 형식의 화려한 의상과 고전발레부터 재즈댄스, 현대무용을 넘나드는 다양한 춤이 볼거리다.

21세기 오로라 공주는 원작과는 달리 호기심 많고 개성 강한 말괄량이다. 구출만을 기다리다 처음 보는 남성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저주에 걸리기 전부터 정원사 청년 레오와 사랑하는 사이다. 공주가 깨어날 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뱀파이어가 된 ‘착한 남자’ 레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마녀의 아들인 ‘나쁜 남자’ 카라독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24~25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모던발레 ‘스노우 화이트’의 주인공 백설공주는 더 낯설다. 예쁜 원피스를 입은 순진무구한 소녀는 간데없다. 목이 깊게 파인 흰 드레스 차림에 맨다리를 드러낸다. 사랑에 이미 눈뜬 여성이라 왕자와의 애정 표현도 적극적이다. 새엄마와의 기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자신의 입에 독사과를 밀어넣은 마녀에게 불에 달군 쇠구두를 신겨 춤추게 한다.

작품은 독일 그림형제 동화 초판의 에로틱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살렸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에 맞춰 관능적인 춤을 짰다. 팝스타 마돈나의 ‘콘브라’를 제작한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의상을 담당했다. 공연은 17세부터 관람할 수 있다.

다음달 8~9일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신데렐라’의 신데렐라는 익숙한 동화 속 모습 그대로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받아도 상냥한 모습이다. 아기자기한 춤을 추는 요정들의 도움으로 호박마차를 타고, 화려한 무도회에 참석해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원작은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에 영국 안무가 프레더릭 애슈턴이 춤을 짰다. 이번 공연은 2013년 홍성욱 와이즈발레단 예술감독이 재안무한 버전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