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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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기자 ] 지난해 자동차 내수 시장은 183만대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작년 8월말 정부가 시행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올 6월까지 연장되면서 상반기에도 국산차 판매량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선 올해 신차 시장은 작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 진작 효과가 끝나면 판매 절벽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작년 말 발표한 2016년 시장 전망에서 올해 신차 판매대수가 175만대로 2.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개소세 연장 발표가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협회는 상반기 수요 예측 과정에서 완성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최근엔 2년 연속 18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 개소세 10개월간 지속…완성차 대부분 두자릿수 성장

올 상반기 자동차 내수 시장은 작년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소세 인하 혜택과 각사 주력 모델의 신차 효과가 수요를 부추겼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5월까지 완성차 국내 판매는 65만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차(+2.9%)가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나머지 르노삼성(+18.5%) 한국GM(+16.2%) 기아차(+13.5%) 쌍용차(+10.7%) 등은 모두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올해 안에 신차를 바꿀 생각이던 직장인 강모 씨(39)는 개소세 할인 효과를 보려고 지난달 쏘렌토를 계약했다. 강씨와 같이 하반기 새차를 바꾸려던 소비자 중 일부는 상반기에 조기 구입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올 하반기엔 신형 그랜저가 가장 기대를 모으는 데다 QM6, 신형 i30 및 모닝 등 하반기에도 신차들이 나올 예정이어서 자동차 시장은 올해도 호황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수준은 못 미치더라도 당초 전망보다 5만대 늘어난 180만대 정도는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자동차 K7은 상반기에 그랜저보다 더 많이 팔리면서 '기아 K시리즈' 부활을 알렸다. (사진=기아차)
기아자동차 K7은 상반기에 그랜저보다 더 많이 팔리면서 '기아 K시리즈' 부활을 알렸다. (사진=기아차)
◆ '신차 효과' SM6·K7·말리부 등 시장 판도 바꿔

상반기 국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는 데는 개소세 혜택 외에도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연초부터 기아차의 신형 K7, 르노삼성 새 중형세단 SM6 등 강력한 신차가 대거 등장했다. K7, SM6 외에도 쏘렌토, 카니발, 임팔라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인기를 끌면서 업체별로 내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쏘렌토는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3만6562대로 싼타페(3만2209대) 투싼(2만5192대)을 따돌리고 가장 인기 있는 SUV로 급부상했다. 카니발은 월 5000대씩 꾸준히 팔리면서 기아차의 수익성을 높여준 최대 효자가 됐다. 같은 기간 임팔라는 7000여대가 출고돼 수입산 모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SM6와 함께 쏘나타와 K5로 대변되는 중형차 시장 판도를 바꿀 조짐마저 불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이 경쟁사보다 적게 늘어난 데는 그랜저와 쏘나타가 주춤한 영향이 가장 크다. SM6, K7 등 경쟁 차종의 인기로 올들어 5개월간 그랜저와 쏘나타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만5000여대 감소했다. 신형 K7은 준대형 강자인 그랜저를, SM6는 국민차 쏘나타를 위협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M6, 말리부 등 상반기 주목받은 신차들이 신선함을 무기로 소비자에 다가가고 있다 "며 "하반기 시장 재편이 일어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