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등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도 원료의약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사업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드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21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1306억원)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영업손익은 이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원료의약품 등 의약 사업이 코오롱생명과학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9%로 508억원에 달한다. 원료의약품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바이오 신약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임상시험 3상을 마치고 내년께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기업인 파미셀도 원료의약품 사업에 나섰다. 파미셀의 원료의약품 사업 매출은 2014년 27억원에서 지난해 91억원으로 2.4배나 성장했다. 2012년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아이디비켐을 인수하고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울산 공장을 증설하는 데 90억원을 투자하는 등 원료의약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을 개발하는 씨트리도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23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늘어나는 원료의약품 수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은 연구개발(R&D) 비용이나 허가 기간이 신약 대비 적어 현금을 빨리 벌어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한국 원료의약품 품질에 대한 신뢰가 크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