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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포럼] 김영란법 완화? 기대 마시라

입력 2016-06-21 17:32:44 | 수정 2016-06-22 00:21:44 | 지면정보 2016-06-22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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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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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의 부패를 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투명성의 계단을 힘겹게 밟아 올라온 것도 사실이다. 1993년 금융실명제법, 2001년 부패방지법, 2004년 정치자금법(일명 오세훈법)과 성매매특별법…. 부패 척결은 곧 관행(慣行)의 불법화를 의미한다. 저항이 따른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해오던 대로 하면 뭐가 달라질까. 지하경제, 뇌물, 차떼기, 성매매 등을 용인할 수는 없다.

이번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차례다. 시행령의 40일간 입법예고가 오늘로 종료된다. 236건의 의견이 접수됐지만 기존 찬반논란 수준이다. 한우, 굴비 등 농어민 피해 우려가 여전하다. 그러나 ‘값싼 청탁은 허용해도 되느냐’는 목소리는 더 크다.

잇단 비리에 당위성은 더 커져

결론부터 얘기하면 김영란법은 완화나 보류 없이 원안대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 나오는 법조 비리로 인해 ‘끼리끼리 해먹는다’는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전관예우보다 더한 부정청탁이 어디 있겠나. 방산비리, 대우조선 사태, 관피아·정피아·메피아 등도 마찬가지다.

김영란법이 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 필요성과 당위성은 더욱 커졌다. “경제도 어려운데…”라는 해묵은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경제가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나. 이미 꺼진 경기가 김영란법을 시행한다고 죽고, 보류한다고 살아날 리도 만무하다. 법의 완화나 보류는 국민정서법에도 위배된다. 국민정서법에서 가장 큰 죄가 분노유발죄와 기대배반죄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눈치 빠른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가 희미해졌다.

남은 변수는 오는 7~8월께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이다. 민간인(사립교원, 언론인) 적용에 대한 과잉입법, 처벌 대상 행위의 모호성, 배우자를 신고해야 하는 양심의 자유 등이 쟁점이다. 그렇더라도 국민 3분의 2가 찬성(한국갤럽 조사)하는 법을 위헌이라고 판정할 헌재가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지난주 국회 토론회에서 골격을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거품·선팅 걷어내는 계기돼야

김영란법에 대한 논란이 ‘3-5-10법(음식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비 10만원)’에 쏠려 있는 것은 유감이다. 이 기준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가혹한 것도 아니다. 공무원은 행동강령보다 오히려 완화된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스폰서 검사처럼 분명 뇌물을 받았는데도 직무 관련성,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가성이 있든 없든 일정 금액 이상의 접대 향응 금품수수를 금지하자는 게 김영란법이 생겨난 이유다. 그 어떤 평소의 접대와 향응도 미래의 대가를 기대하지 않은 경우란 없다.

부패 없는 사회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청렴하지 않으면서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하려면 제대로 하자. 김영란법에는 상한액만 있고 횟수 제한이 없다. 과거 접대비 50만원 한도처럼 쪼개기 결제, 메뚜기 결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 내수가 접대와 선물, 향응이 없으면 무너질 수준도 아니다. 오히려 김영란법을 기화로 명절선물, 음식값 등에 낀 거품과 부패사회의 짙은 선팅을 걷어낼 수 있다. 검사, 경찰, 공무원, 기자, 교사가 함께 식사하면 누가 밥값을 내느냐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 말이 더 이상 우습지 않기 바란다. 각자 내면 된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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