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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구글 지도 갈등, 소비자 후생을 우선해 풀어나가야

입력 2016-06-21 17:42:51 | 수정 2016-06-22 00:41:40 | 지면정보 2016-06-22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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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반출 허용" vs 국토부 "위성사진에 안보시설 삭제"
반구글 정서 맞물린 진입장벽…국내 기업 신사업 기회도 봉쇄
평창올림픽 등 대비 관광객 위해 한시적 허용 생각해 볼 만

"사업자가 아니라 해외 관광객을 포함한
소비자 우선 관점에 서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보호주의는 소비자 후생도, 국내 사업자의 경쟁력도 함께 갉아먹는다"

안현실 논설·전문위원
통상 문제로 번진 구글 지도 반출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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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외국 지도서비스 사업자가 원하는 수준의 국내 지도정보 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 사업자는 한국 지도서비스 시장 접근을 제한당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안보를 이유로 구글 등 외국 사업자에게 글로벌 지도서비스 사이트에서 한국 위성사진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는 문제를 지도정보 반출과 연계시키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의회에 제출한 무역장벽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한국의 지도정보 반출 제한이 통상마찰 이슈로 부상했다. 구글이 한국 정부에 지도 반출을 요구한 것은 2008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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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구글은 지금도 국내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주요 안보시설을 삭제한 상태로 국내에서 지도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구글이 한국의 지도 반출 규제로 SK텔레콤을 통해 제한된 서비스만 할 뿐 국내 사업자가 제공하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도보 길찾기 등 다른 서비스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표 참조). 이에 구글은 제대로 된 상용 지도서비스를 위해 최소 5000분의 1 축적 지도의 반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런 중(中)축적 이상의 지도는 국토부 장관의 허가를 얻어 해외로 반출할 수 있다는 법률 규정에 근거해 “상용서비스용 해외 반출 사례가 없고, 국가 안보상 중대한 이익의 침해 우려가 있다”며 허가를 거부했다.

그 후 2014년 관련 법령은 ‘국토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안전행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정보원의 협의를 거쳐 해외 반출을 허용할 수 있다’로 개정됐다. 그러자 구글은 지도정보 반출을 재차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반출 조건을 제시했다. 구글이 해외에서 제공하는 위성사진 서비스에서 한국의 공간정보를 삭제하라는 것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제공하는 위성사진 서비스는 국내 기준에 따라 해상도를 낮췄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예 구글의 해외 서비스에서도 이를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글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구글 말고도 위성사진 제공 사업자가 많은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항변도 한다. 구글과 미국 정부는 국내 지도서비스 시장의 접근 제한을 문제삼고, 한국 정부는 안보 이슈 때문에 한 걸음도 못 나가는 상황이다.

서버를 한국에 두면 된다?

국내 일각에서는 구글이 서버를 한국에 두면 지도 반출 문제가 절로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정확히 말하면 현행법상 지도 반출 문제는 해외 서버로 지도정보를 다운로드 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해외 사업자에게 제공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버를 국내에 두라는 주장에 대한 밖의 시각은 다르다. 한국의 지도정보에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사업자를 통해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디지털 지도 서버 위치를 통제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점, 국내 사업자의 해외 진출 때도 같은 주장을 할 것이냐는 점 등이다. 한국 정부도 반출 조건으로 해외 위성사진 서비스 제한을 제시한 것을 보면 지도정보 반출 자체를 금지할 명분은 약하다고 보는 듯하다. 중국 러시아 쿠바 등도 지도 이전을 막지는 않는다. 더구나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어 FTA 위반 논란도 부담이다.

‘규제냐, 안보냐’

국내 정서로만 보면 구글이 불리해 보인다. 구글 지도서비스를 이용해온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당장 애를 먹지만 국내 소비자는 그 정도는 아니다. 여기에 심심하면 튀어 나오는 구글의 불공정 경쟁 논란, 세금 회피 문제 등도 이번 논쟁과 함께 엮이는 상황이다. 국내 언론이나 여론을 보면 반(反)구글 정서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도서비스만 놓고 보면 규제적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구글 등 해외 사업자가 국내 사업자와 동등하게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없다는 게 그렇다. 국내 사업자로서는 정부의 안보 논리가 해외 사업자를 막아주는 셈이니 나쁠 게 없다. 그러나 진입장벽인 것은 틀림없다.

둘째,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국토부의 안보 우려가 이해는 가지만 문제는 안보를 이유로 구글에 지도 반출을 못해 준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부는 구글의 해외 위성사진 서비스를 우려하지만 국내 사업자를 통해 해외에서도 접근 가능한 국내 지도정보가 해외 다른 위성사업자가 판매하는 위성사진과 결합하면 정부가 걱정하는 보안 대상 공간정보는 금방 파악된다. 구글을 규제한다고 안보가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일각에서 예외적 사례로 거론하는 이스라엘도 위성사업자의 사진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일 뿐(이것조차 미국, 이스라엘 밖의 위성사업자 등장으로 무력화될 판) 한국처럼 아예 위성사진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셋째, 구글의 불공정 경쟁 또는 세금 논란은 지도 논쟁과는 다른 이슈다. 불공정 문제가 있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법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세금 문제 역시 그런 차원에서 접근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침묵하는 다수’ 문제도 있다.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는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가 경쟁하는 게 좋다. 해외 사업자의 진입을 막아 방한하는 관광객이 불편을 겪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사업자의 글로벌 지도서비스 진출, 지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신사업 진출 등의 기회를 스스로 봉쇄하는 측면도 있다.

애국심의 문제는 아니다

지도정보 이슈는 그것대로 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무역대표부 보고서도 “미국은 지도서비스와는 별개 이슈인 위성사진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안보 우려에 대한 접근 방안 탐색을 제안해왔다”고 기술하고 있다. 안보는 안보대로 미국과 협의하는 슬기가 요구된다. 정부가 사업자가 아니라 해외 관광객을 포함한 소비자 우선이라는 관점에 서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보호주의는 소비자 후생도, 국내 사업자의 경쟁력도 함께 갉아먹는다. 이건 애국심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어렵다면 다른 조치도 가능하다. 해외 관광객이 몰려들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한시적으로라도 지도 반출 규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규제 프리존도 한다는 마당에 그것조차 거부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안현실 논설·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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