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에 공급하기 위해 건조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2기의 인도 일자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사의 사정으로 연기됐기 때문에 지연보상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지만, 1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가 당분간 어려워졌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이 추가 악재를 만났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최근 내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앙골라 소난골 해양플랜트 인도자금 1조원이 연내 들어오는 게 불확실하다”며 “인도 실패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 9월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막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으니 전사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은 2013년 대우조선에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기를 발주했다. 발주금액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였다. 계약 당시 총 계약금액의 80%(약 1조600억원)를 인도할 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예정된 인도 일자는 1호기는 이달 말, 2호기는 다음달 말이었다. 하지만 소난골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가 지연돼 1조원 규모의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 대우조선은 당장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9월에 만기가 닥치는 회사채 4000억원을 상환하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우조선은 다른 발주사로부터 인도대금을 미리 받는 방식으로 자금난을 해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 지연에 대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여러 발주사로부터 인도대금 조기 지급 관련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