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코미디위크 준비하는 윤형빈. 조슬기 한경 텐아시아 기자
홍대 코미디위크 준비하는 윤형빈. 조슬기 한경 텐아시아 기자
“신인들에게는 개그 실력을 갈고닦을 수 있는 무대를, 선배들에게는 돌아올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다음달 1~3일 윤형빈소극장을 비롯해 서울 홍익대 인근 6개 공연장에서 열리는 ‘홍대 코미디위크’를 준비하고 있는 개그맨 윤형빈(37·사진)은 21일 이렇게 말했다. 윤형빈은 2012년 10월 부산 대연동에 첫 윤형빈 소극장을 세우고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다. KBS2 ‘개그콘서트’와 SBS ‘웃찾사’ 등 지상파 공개 코미디를 그대로 무대에 옮긴 쇼가 아니라 개그맨 몇 명이 꾸미는 코미디 공연을 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홍대 인근에 윤형빈 소극장 2호점을 열었다. 윤형빈을 서울 중림동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지난 5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모두 발휘해 홍대 인근을 웃음바다로 만들 계획입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에 견줄 만한 규모의 코미디 축제로 꾸미기 위해 이경규·이수근·김영철 등 개그맨 선배들과 KBS·SBS·tvN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후배들을 모았죠. 선배들도 공연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성공이 불확실하니까 섣불리 나서질 못하고 있더라고요.”

예능에 출연한 개그맨들이 다시 코미디 무대로 돌아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시청자도 있는 게 사실이다. 윤형빈은 이런 시선을 바로잡고 개그맨들이 코미디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홍대 코미디위크는 그 첫걸음이다.

윤형빈은 “방송의 공개 코미디가 인기를 끌었던 시기와 코미디 공연장의 부흥이 묘하게 겹친다”며 홍대 코미디위크가 방송국과 공연장의 가교가 되기를 희망했다. 공연장에서 조성된 다양한 콘텐츠와 개그에 소질 있는 친구들이 홍대 코미디위크를 통해 방송국으로 진출한다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지금보다 더욱 재미있어질 거란 얘기다.

“코미디는 사라지지 않아요. 포맷이 약간 다를 뿐, 세계에 코미디가 없는 나라는 없거든요. 중요한 것은 내용입니다. 킬러 콘텐츠로 가득한 공연으로 개그맨이 가수처럼 전국투어 콘서트를 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홍대 인근에서 코미디위크를 여는 건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에서 코미디를 문화의 중심에 세우고 싶어서다. “놀이공원에 가면 모든 것이 즐겁잖아요? 놀이공원을 가는 마음으로 코미디위크에 놀러 오세요. 요즘 웃을 일도 많지 않은데 코미디위크에서 실컷 웃고 가세요.”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