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슈퍼컴퓨터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ISC) 2016에서 발표된 성능기준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중국국립병렬컴퓨터공학연구센터에서 만든 선웨이 타이후라이트가 93페타플롭스(초당 9경3000조번 연산처리)의 속도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슈퍼컴퓨터가 미국 CPU가 아닌 중국이 자체 개발한 CPU를 탑재하고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위에 오른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중국 상하이의 고성능IC디자인센터가 자체 개발한 ‘선웨이26010(SW26010)’을 탑재했다. 미국 슈퍼컴퓨터 중 가장 높은 3위에 뽑힌 ‘세쿼이아’보다 무려 세 배 빠르다. 중국 정부는 2003년부터 상하이에 고성능IC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자체 CPU 개발에 투자해왔다. 미국이 선웨이 타이후라이트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려면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위는 지난해 1위인 중국국방기술대의 ‘텐허2(연산속도 34페타플롭스)’가 차지했다.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에서 중국이 가장 많은 167대를 제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평가지표를 개발한 잭 동가라 테네시대 교수는 “중국이 슈퍼컴퓨터 숫자와 성능에서 미국(165대)을 앞선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운 성취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7대가 순위에 올랐으며 기상청이 보유한 미리(36위)와 누리(37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