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수 오아이씨코리아 대표가 광고용 모니터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오아이씨코리아 제공
김일수 오아이씨코리아 대표가 광고용 모니터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오아이씨코리아 제공
인천 부평공단 인근에 있는 오아이씨코리아는 폐쇄회로TV(CCTV)용 모니터 전문업체다. 창업 5년째인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네 배 이상 급성장했다.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창업 후 3~5년 내에 투자와 성장에 한계를 맞이하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에 다다른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의 창업도약패키지사업 도움을 받고서다. 김일수 오아이씨코리아 대표는 “중기청의 자금 지원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키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아이씨코리아 "화질 맘대로 조절하는 CCTV, 해외서 불티"
○해외 시장 뚫어 매출 네 배 쑥쑥

김 대표는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오리온전기 미국지사에서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등 모니터 제품을 팔았다. 대우그룹이 해체되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오리온이미지라는 회사를 차렸다. 한국에서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등을 수입해 미국 시장에 판매했다. 하지만 협력사의 납품 지연 등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직접 제품을 생산해보자는 생각에 2011년 오아이씨코리아를 세웠다.

매출이 10억원대에 머물던 이 회사는 지난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14년 16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창업도약패키지사업 지원을 받게 된 것이 계기였다.

김 대표는 “매출의 90%가 수출일 정도로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며 “중기청이 해외 전시회 참가 비용 등을 지원해준 덕분에 해외 바이어를 적극 발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모니터로 영역 확장

김 대표는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였다. 초기부터 연구소를 운영하며 제품을 직접 설계했다. 대만 등지에서 부품을 조달해 단순 조립하는 대다수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화질과 선명도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CCTV 기술을 확보했다. 전자파를 차단해줘 인체에 무해한 헬스모니터 특허도 따냈다. 지난해엔 창업도약패키지사업 지원을 받아 R&D 기자재를 도입하는 등 연구 기반을 다졌다.

기술력이 쌓이면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CCTV용 모니터에 머물지 않고 보안·광고용 모니터 제품도 내놨다. 경북 고령군청과 전남 영암군청 등에 관제센터용 모니터를 납품했고 경기 수원시에는 광교버스환승센터에 설치한 광고용 모니터를 공급했다.

이 회사는 국내 조달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노래방용 특수 모니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만 월 1억5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올해 15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받고 데스밸리 극복

오아이씨코리아는 창업도약패키지사업으로 성장 속도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기청은 오아이씨코리아 같은 데스밸리를 극복하는 벤처기업이 많아지도록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창업도약패키지사업 예산을 100억원으로 작년보다 두 배로 늘렸다. 지원받는 기업도 100개에서 160개로 확대했다. 클라우드펀딩과 해외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벤처 지원 프로그램과도 연계를 늘리고 있다.

김형영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은 “창업 3년 이상 기업은 자금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시장까지 뚫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한다”며 “데스밸리 극복 지원을 늘려 창업 기업의 생존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