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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장마

입력 2016-06-19 17:54:38 | 수정 2016-06-19 22:58:51 | 지면정보 2016-06-20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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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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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반갑지 않은 손님, 장마가 찾아왔다. 제주와 남부지방에선 어제부터, 중부에선 오늘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비가 적은 ‘마른 장마’였지만 올해는 평년 수준이라고 하니 약 32일간 350㎜ 정도 비가 내릴 모양이다. 2014년엔 장마철 동안 158.2㎜밖에 안 내려 전국적인 물 부족 현상을 겪었고 작년에도 240.1㎜에 불과했다.

장마는 여름철 직전 한반도 근처에서 생겨나는 독특한 기상 현상이다. 온도차가 큰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서진하고, 습기가 많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남하해 6월 중순께 한반도 근처에서 만나 장마전선(rain front)을 형성한다. 습기 많은 이 전선이 한 달여를 머물면서 날이 흐리고 자주 비가 오게 되는데 이것이 장마다.

지난 2년 동안은 엘니뇨 현상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쪽에 처져 있으면서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올리지 못해 비가 적었다고 한다.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 종료 시점과 장마 기간 강수량을 예보하지 않고 있다. 장마전선이 없어진 뒤에도 집중 호우가 내리는 날이 많아 장마 기간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수년간 비가 적어서였기도 하지만, 아파트 거주가 늘어나면서 생활여건이 개선된 덕분에 장마철이 불편하다는 걸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러나 중년 이상들에게 장마철은 눅눅했던 기억뿐이다. 곰팡이 냄새 나는 방안에서 잘 때마다 작은 벌레가 스물스물 온몸을 기어 다니는 듯했다. 한 달 내내 습기 때문에 빨래가 마르지 않았고, 노인들은 신경통이 도져 끙끙거린다. 집집마다 천장은 온통 비가 새 양동이를 방에 들여놓기도 했고, 우산이 부족해 아이들끼리 아침마다 싸움도 잦았다.

시인들에게도 장마만큼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던 모양이다. 조병화는 “지금 나는 비에 갇혀 있습니다/갈 곳도 없거니와/갈 수도 없습니다/지금 세상 만물이 비에 묶여 있습니다”고 했다. 천상병은 “7월 장마 비오는 세상/다 함께 기죽은 표정들/아예 새도 날지 않는다”고 노래했다.

장마를 한자어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장마는 우리말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조선왕조실록》엔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임우(霖雨)라고 적어 놓았는데, 《훈몽자회(訓蒙字會)》를 보면 ‘댱맣 림(霖)’이란 주석을 찾을 수 있다. ‘댱’은 길다는 뜻이고 ‘맣’는 물의 옛말로 비를 뜻한다. 이 ‘댱맣’가 세월이 흐르면서 장마로 변했다.

올해는 오랜만에 장마철답게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도 적잖을 것 같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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