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찾은 시진핑, 첫 방문지는 미국 오폭사고 현장
세르비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 맨 앞)이 17년 전 미국의 중국대사관 오폭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현장을 방문한 것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7일 세르비아에 도착한 뒤 1999년 5월7일 미국의 오폭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당시 유고슬라비아의 중국대사관 터를 방문, 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 공습에 참가한 미국 공군의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신화통신 기자 등 3명이 숨지고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이후 미국이 UN 결의도 없이 공습에 나서 의도적으로 중국대사관을 공격했다며 주중 미국대사관 앞에서 거센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번 오폭 현장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에 이은 히로시마 방문 등으로 중국의 포위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라 동유럽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튿날인 18일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럽의 관문 격인 세르비아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 세르비아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시 주석은 19일부터 폴란드,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며 23~2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서밋 이사회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