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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번 한진해운] 채권단-한진, 출자논의 한달 연기…한진해운 "용선료 협상에 집중"

입력 2016-06-19 20:22:06 | 수정 2016-06-19 20:22:06 | 지면정보 2016-06-20 A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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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부실감사에 움츠린 산은…해운업 '불똥'

채권단 "내달 중엔 추가 출자 확정해야"
"법정관리 가면 한국 해운 전체가 위기"

업계 "한진해운은 물고기 잡는 법 아는 어부…
옷에 사람 맞추지 말고 사람에 옷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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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출자방안 마련 시점을 다음달로 늦췄다. 한진그룹은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벌게 됐으며 한진해운 용선료 조정 협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진그룹은 용선료 인하와 함께 한진해운에 대한 적정 수준의 출자를 통해 회생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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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협상에 주력

한진해운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대주주의 책임을 지고 한진해운을 살려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진그룹이 출자방안 등을 다음달까지 마련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19일 말했다.

채권단은 이제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까지 언급해 가면서 대주주 추가 출자 계획에 대해 빠른 답변을 요구해 왔다. 다음달까지 출자방안을 마련하도록 시간 여유를 주기로 한 것은 압박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추가 출자에 대한 대주주 의지”라며 “한진그룹이 시간을 갖고 방안을 마련해 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다만 다음달 중엔 추가 출자 방안이 확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4일 용선료 인하를 전제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채권단관리)을 체결하면서 8월4일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받았기 때문에 그 전에 출자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출자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용선료 조정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채권단은 관측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국 선주 중 상당수는 용선료를 낮춰주고서도 한진해운에 유동성 위기가 올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추가 출자방안이 나오고 나서 용선료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9년 이후 부채 비율 급증

업계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의 위기가 해운업 경험이 없는 전문경영인의 반복된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006년 조수호 회장이 별세하자 조 회장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을 직접 이끌기 시작했다. 기업 경영 경험이 없던 최 회장은 외국계 은행 출신인 전문경영인(CEO)을 영입했다. 금융권 출신 CEO는 오판을 거듭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용선료가 비싸다는 회사 내부의 의견을 무시했고, 해운 업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시세보다 2배가 넘는 용선료를 내고 배를 빌렸다. 자금은 금융권에서 빌렸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해운업이 장기 불황에 빠진 이후에도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빚을 끌어다 쓰는 경영을 지속했다. 2009년 155%이던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2013년 말 한진그룹으로 넘어갈 때 1445%로 높아졌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막아야

해운업계에선 감사원의 산업은행 감사 여파로 해운업에 대한 지원 여력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부실관리를 근거로 6명에 대해 인사조치 및 문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발표에 대해 정부의 책임은 빠져있고 모든 책임을 산업은행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해운업계에 대한 대출을 회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책은행마저 지원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해운업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운업계는 금융권의 지원 거부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한국 해운업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1위이자 세계 8위 해운사(한진해운)가 무너지면 글로벌 화주, 선주들이 피해를 보게 돼 한국 해운업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1개의 원양 서비스 노선 구축에 1조50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수조원 가치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잃게 된다.

한진해운 주요 기착지인 부산항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국적 선사의 법정관리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연간 손실만 3조9094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의 환적지 이송 비용과 물류비용 증가, 부산항 처리 컨테이너 물량 감소, 부산항만공사 수입감소(임대료, 항만시설사용료) 등도 예상된다.

해운업계에선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처한 처지에 맞는 정부의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옷(지원대책)에 사람(해운사)을 맞추지 말고 사람에게 옷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운업계에서 한진해운은 영업망이 잘 갖춰져 있고 선대 구성, IT 인프라 등을 잘 갖춰 ‘물고기 잡는 법을 아는 어부’로 통한다”며 “유동성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김순신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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