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방문한 외국인이 ‘스마트 DDP’ 앱이 깔린 휴대폰을 통해 전시물 설명을 듣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방문한 외국인이 ‘스마트 DDP’ 앱이 깔린 휴대폰을 통해 전시물 설명을 듣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지하 2층 디자인전시관. 현대카드가 주최하는 컬처 프로젝트 ‘장 폴 고티에 전(展)’을 찾은 관람객들은 전시물 앞에서 저마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꽂고 작품 해설을 듣고 있었다. 7개로 구분된 전시관을 옮길 때마다, 또 특정 작품에 다가설 때마다 스마트폰 화면이 저절로 바뀌며 패션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보여줬다.

3D로 구현한 DDP 지도 화면
3D로 구현한 DDP 지도 화면
지난해 7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며 서울 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DDP가 사물인터넷(IoT) 옷을 갈아입고 스마트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가 작년 6월 DDP를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디자인재단과 계약을 맺고 추진한 DDP 내 IoT 인프라 구축 작업이 이달 초 완료됐다. 공공 전시공연장에 최신 IoT 기술을 접목한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DDP는 비정형 구조인 데다 독특한 곡선 디자인을 채택한 초대형 건물이다. 면적이 일반 축구장 세 배 크기에 달한다. 처음 DDP를 방문한 관람객은 건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시관 출입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LG유플러스가 여기에 IoT 시스템을 접목하면서 이런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스마트폰에 ‘스마트 DDP’ 앱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DDP 내 최단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3D 내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각 전시장 등 21개 거점을 선택하면 현재 위치에서 해당 지점까지의 거리와 경로를 알려준다.

비컨 기반의 IoT 기술로 기존 GPS 시스템과 달리 실내에서 층별 위치까지 구분할 수 있다. 비컨은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해 사람이나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다.

전시관 안에 들어서면 ‘스마트 도슨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원하는 전시물에 다가서면 스마트폰 화면과 음성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별도의 도슨트 기기를 돈을 내고 대여해야 했던 불편함을 없앴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를 지원한다. 이날 DDP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 니콜라스 프란체스코(27)는 “시간과 코스가 정해져 있는 기존 도슨트 서비스와 달리 내가 감상하고 싶은 작품을 선별해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3D(3차원) 내비 기능과 연계해 전체 DDP 내 명소를 둘러보고 관련 설명을 들을 수 있는 ‘DDP 투어’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카페와 식당가가 있는 지하 2층 지역에 들어서면 메뉴 할인쿠폰을 ‘스마트 DDP’ 앱을 통해 푸시 알림으로 받을 수 있다. DDP는 IoT 네트워크와 연계한 온·습도, 소음 센서 등을 활용해 전시장을 원격 관리하고 전시작품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어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DDP 내 IoT 구축 경험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해외 공공건물이나 관광 명소를 대상으로 공공 IoT 수주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IoT개발담당은 “IoT 사업 확대를 위해 홈IoT 등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에서 벗어나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