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야당 분열 상처 잘 아는 내가 당 대표 적임자"
“내년 대통령 선거는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후보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 역량이 검증된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사진)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13 총선에서 정권 교체의 민심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야권이 흩어지고 무능해서 진 것이며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차기 당 대표의 가장 막중한 역할로 정권 교체 가능성을 제시하고 정책 역량적 측면에서 국민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후보 스스로 잘 준비해야겠지만, 당 차원에서 준비된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 대선 후보를 공정하게 선출하기 위한 시스템과 공정한 룰을 갖추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훌륭한 후보가 많다”며 “이런 후보들이 모두 나와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보완재 또는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더민주 당권 주자로는 추 의원을 비롯해 이종걸 의원(5선)과 김부겸·김진표·박영선·송영길 의원(4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당 분열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외풍에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내가 최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추다르크’와 ‘돼지엄마’로 불리면서 영남권 등 소위 험지에서 지지세를 끌어낸 경험과 노하우 등에서도 다른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 12일 광주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첫 번째 당권 후보로서 야권 통합을 해내지 않으면 어떤 열매도 거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광주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당은 아직도 호남 민심이 돌아선 진짜 이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남은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이란 ‘회초리’를 집어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이 통렬한 반성과 통합의 아량을 보이고 정권 교체 가능성을 보여주면 호남 민심은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개헌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적 요구와 현실에 맞게 기본권에 대한 표현부터 바꿔야 한다”며 “다만 대선이 1년 남아 있는 시점이라 개헌 논쟁으로 또 한 번 대선판이 흔들릴 우려가 있어 (개헌은) 대선 후보 간 합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국민의 기본권을 증진하는 방향이 아니라 권력 구조 개편 쪽으로 흐르는 것은 단연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