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인선 갈등' 한달만에 또 난관 봉착…'보이콧' 움직임까지
鄭 "복당은 온당한 결정" 원칙 고수…'김희옥 달래기' 관측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의 '십자포화' 한가운데 다시 섰다.

이번에는 당의 '뜨거운 감자'인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 때문이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유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7명의 일괄 복당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친박계로부터 받게 된 것이다.

친박계 의원들이 17일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면서 정 원내대표를 향한 이들의 의심은 확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 자리에서는 유 의원 복당 의결의 절차적 문제를 거론하는 한편, 전날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정 원내대표가 사실상 '표결처리 강행'을 주도했다는 점을 들어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3선의 조원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에 대한 '보이콧'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며 "한두 번이 아니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3일 취임 이후 자신을 지지했던 친박계와 종종 갈등을 노출하곤 했다.

비대위원장 겸임에 내정된 직후인 지난달 15일 비박(비박근혜)계 강성 의원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를 '쿠데타'로 규정한 친박계가 이틀 뒤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개최를 정족수 미달로 무산시켜 비대위 출범이 불발됐던 게 단적인 예다.

이후 비박계의 김무성 의원, 친박계의 최경환 의원과 24일 전격 회동해 혁신비대위 구성 및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뜻을 모으면서 극적인 돌파구를 찾는 듯 했으나 한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혁신비대위 수장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김희옥 위원장과 탈당파 복당 문제 처리를 놓고 의견이 갈렸고, 김 위원장 측에 선 친박계 의원들과의 정면충돌 궤도에 들어선 것이다.

일단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 의원들의 공세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전날 일부 초·재선 의원들과의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비대위 결정은 지극히 온당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기명 투표로 당장 결정하자'는 비대위원들의 의견이 수렴됐으며, 이에 따른 투표 결과 일괄 복당이 결정된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것이다.

비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표결 연기 주장을 "중대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던 자신의 발언이 다소 지나쳤다고 사과하면서도 "비대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을 무시하고 덮은 게 나중에 알려지면 회의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정당성을 역설했다.

다만 친박계와의 파열음이 커져 당내 계파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경우 '계파 청산' 선봉을 자임했던 자신의 입지도 좁아지는 만큼 "조만간 수습책 마련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사퇴하고 당의 내홍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정 원내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김 위원장을 접촉해 당무 복귀를 종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