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일정을 마치고 일본에 입국했다. 신 회장은 16일 오후 2시30분께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 곧바로 일본 롯데홀딩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 측 핵심 인물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전 산업은행장)과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는 지난 13일 저녁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만나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위해 12일 밤 출국해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구끼리 만난 것일 뿐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얘기를 안 했다면 거짓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곧 다시 만나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대해 “국익을 위해 잘못된 기업 운영을 바로잡으려는 것일 뿐 경영권 분쟁과는 상관이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벌어진 소송(신 전 부회장 측 패배) 이후 새로운 자료를 검찰에 제공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번 검찰 수사에 핵심 자료를 제공했다는 세간의 추측을 부인한 것이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생각한 후계자는 신동주”라며 “원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아니겠느냐”고 말해 신 전 부회장 측의 대응 방향을 시사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전날 신 회장에게 의혹 해명을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과 그가 대표로 있는 광윤사(롯데홀딩스의 1대 주주),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등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 출장 중인 신 회장에게 “즉시 한국으로 귀국해 의혹을 해명하는 회견을 하라”고 했다.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에게도 일본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하는 회견을 즉시 열라고 요구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