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김과장 이대리도 할 수 있는 '디자인적 사고'
스위스 최대 무선통신 서비스업체인 스위스컴은 무선 인터넷 접속 속도를 높이기 위해 스위스 모든 가정에 최신 사양의 라우터(데이터 전달장치)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빨리 설치하는 게 답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을 만나보니 새 라우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한마디로 디자인이 흉측하다는 것이었다. 회사는 완전히 다른 시제품을 제작했다. 케이블 문제를 해결하고 주문 방식이나 설치법, 고객의 이동 경로까지 염두에 둔 ‘라우터 박스’를 새로 디자인해 보급했다.

《디자인 씽킹, 경영을 바꾸다》는 고객의 관점에서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영 방식을 소개한다. 저자는 “지금껏 우리는 자료를 분석하고 통계에 근거해 단 하나의 정답만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씽킹’ 방식으로 일해왔지만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는 디자이너처럼 창조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디자인 씽킹’이 더 필요해졌다”고 말한다. 현실에서 의사결정은 이성과 합리보다는 감정과 욕망에 따라 더 많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 IBM, P&G 등 세계적인 선도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디자인 씽킹’ 문화를 지녔다. 최고의 정답에 관해 논쟁하는 문화가 아니라 유효한 자료를 중심으로 탐구와 대화하는 창조적인 문화다. 저자는 “경쟁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는 오래 지속되는 하나의 경쟁 역량보다 하나의 경쟁 역량이 꺼지기 전에 다음 단계의 경쟁 역량을 발굴해 연속적인 경쟁우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