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미·일 중앙은행] 옐런도 구로다도 브렉시트에 움찔…"미국 연내 한차례만 금리 올릴 듯"
고용지표 악화 등 '불확실성'에 현상 유지
옐런 의장 "경기하락 압력 지속될 가능성"
월가 "7월 금리인상 물 건너가…9월 유력"
옐런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동결 배경을 40여분 동안 설명하면서 ‘불확실성’이란 단어를 열두 번, ‘맞바람’이란 단어를 다섯 번 언급했다. 그는 “경제활동이 강화된 것으로 보이나 최근 노동시장에서 혼재된 지표가 나왔고, 물가는 여전히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맞바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FOMC 위원들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2%에서 2.0%로 낮춰잡았다. 옐런 의장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는 중요한 것”이라며 브렉시트도 우려했다. “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FOMC 결정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이어 “불안한 해외 상황과 미국의 부진한 생산성, 그리고 저조한 물가 등의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FOMC 위원들은 적정 금리 수준을 예측하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치)를 연 0.875%로 제시했다. 3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으로 연내 금리를 두 번은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1회 인상(연 0.625%)을 주장하는 위원이 지난 3월 1명에서 6명으로 늘었고, 세 번 이상 올려야 한다는 위원은 7명에서 2명으로 줄어드는 등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급격히 무게가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들은 또 내년 말과 2018년 적정 금리수준을 각각 연 1.625%(3월 전망치 1.875%)와 연 2.375%(3%)로 크게 낮춰 잡았다.
○인상 시기에 주목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상이 언제 이뤄질지에 모아지고 있다. FOMC는 올해 7월과 9, 11, 12월 네 차례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금리 인상이 결정된다면 통상 기자회견을 하는 분기별 마지막 달, 즉 9월과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옐런 의장은 다만 “경제지표가 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금리 인상을 위한 완벽한 궤도 위에 있다고 판단되면 7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은 앞으로 한 차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7월과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각각 7.1%와 29.4%다. 11월과 12월 인상 가능성은 각각 30.9%와 47.4%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애널리스트는 “당초 7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FOMC 위원 17명 중 6명이 한 차례 인상을 예상했다는 소식에 전망을 수정한다”며 “9월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영국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연 1회 인상을 주장한 FOMC 위원 중 옐런 의장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9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