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안동] "선비 정신은 현대에 필요한 공동체 정신"
“안동은 꼿꼿하고 의리있는 선비 정신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수도입니다. 안동의 선비 정신이 한국경제신문이 기획한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종합건설업체인 경수제철의 류필휴 회장(73·사진)은 15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사회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앞장선 선비 정신을 적극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수도권에 있는 경북 안동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재경안동향우회장을 맡고 있다. 안동시 임동면에서 태어난 그는 안동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공과대학에 합격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다. 류 회장의 본관은 전주다. 전주 류씨는 풍산 류씨와 함께 안동의 대표적 명문가로 꼽힌다. 지금도 임동면에는 경북민속자료 47호로 지정된 전주 류씨의 종택 수애당이 남아 있다.

류 회장은 “‘안동 선비들은 물에 빠져 죽어도 개헤엄은 안 친다’는 속담이 있듯이 안동은 선비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비 정신은 고루한 옛것이 아니라 공동체 발전을 위해 지금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과 장·차관, 기업인을 다수 배출한 안동은 향우회원 간 끈끈한 인맥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가을 열리는 안동 고교 동문체육대회다. 지난해 10월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안동고와 안동여고, 경일고, 중앙고(옛 안동상고) 등 9개 고교 동문이 모여 체육대회를 열었다. 류 회장은 “선비 정신으로 뭉친 안동 출신 향우회원들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앞다퉈 도움을 주려 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조선 시대 경북 지역 대표 도시였던 안동이 올해 경북도청 이전을 계기로 경북의 진정한 웅도(雄都)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