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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출차, 미국 배에 실어라"…미국, 전방위 통상압력

입력 2016-06-15 17:26:43 | 수정 2016-06-16 02:19:51 | 지면정보 2016-06-16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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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미 해운협력회의…현대글로비스 관계자 호출

미국, 대(對)한국 적자 급증에 불만 팽배…FTA 재협상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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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해 통상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한국산 자동차 수출 시 자국 선박 이용을 요구하고 나설 움직임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한국의 법률시장 개방, 비관세장벽 철폐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미국이 통상압력을 해운 등 전방위로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한·미 해운협력회의를 열어 자동차 운반선 운영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폴 재니첸 해사청장을 수석대표로 국무부와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미국은 회의를 앞두고 우리 측에 국내 민간기업 중 현대글로비스의 대표단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간 국제회의에 민간기업을 참석하도록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현대글로비스의 미국 수출 자동차 운반에 자국 선박을 쓸 것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 66척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약 64만대) 중 31%인 20만여대를 운송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한국과의 자동차 교역에서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보전 차원에서 자국선 이용을 요청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올 들어 대(對)한국 통상압력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서는 한국 법률시장 개방과 자동차 관련 규제 철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액은 사상 최대인 28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자동차 무역수지 흑자만 166억달러에 달했다.

미국 내에선 한국과의 무역 역조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등을 중심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미 FTA 체결 직후인 2011년 86억달러였던 자동차 무역흑자는 지난해 166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오는 29일 미국이 한국 등 전 세계 국가와 체결한 모든 FTA에 대한 미국 경제 영향평가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한국과의 FTA 체결 이후 교역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미국 중도성향 민간 싱크탱크 ‘서드웨이’는 지난 4월 낸 보고서에서 “미국이 FTA를 체결한 17개 국가 중 한국과의 무역수지가 가장 많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산 자동차 미국 수출 시 미국 선박을 이용해 달라는 미국의 제안에 국내 관련 업계는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국선 이용 요청 움직임은 막대한 자동차 교역 적자에 대한 ‘심술’처럼 보인다”며 “자칫 불똥이 업계 전체로 튈 수 있어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선박을 이용하는 경우 미국 선원의 높은 임금 등으로 운송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운·물류업계에서는 미국의 요청이 당장 자국 자동차 운반선을 전면적으로 이용하라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에 자동차 수출을 위해 투입하는 운반선의 경우 차량을 내린 뒤 빈 배로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기왕이면 여기에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를 실어 보내면 서로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요청에 대해 현대글로비스는 상응하는 반대급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미국 측 얘기를 들어보고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미국의 군수물자 등을 운송할 수 있는 필수선박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형주/안대규/김순신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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