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당권 도전 곧 결정…계파 넘어 친민생으로 승부"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15일 “20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 중”이라며 “조만간 당권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이 중요한 만큼 수도권(경기 평택갑) 5선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20대 총선 직후 대표권한대행을 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8월9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뽑는다.

원 의원은 새누리당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친박·비박을 떠나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 돼야 한다”며 “비전과 가치로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선거운동 때 한 유권자로부터 들었던 ‘싸우지 말고 국민이 잘살게 해 달라’는 말을 의정활동의 화두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인공지능 등 제4차 산업혁명을 연구하는 국가미래전략포럼을 결성한 것도 국가 경쟁력 향상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정책과 입법으로 뒷받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원 의원은 당 혁신 방향에 대해 “친박·비박을 넘어 친서민, 친민생으로 가는 것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총선 패배 원인도 민생 살리기에 실패한 것에서 찾았다. 그는 “국민은 대학 등록금 걱정, 일자리 걱정으로 고단하게 사는데 새누리당은 공천을 놓고 계파싸움을 벌였다”며 “민생 살리기에 더 매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 등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에 대해선 “같은 식구들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복당시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원 의원은 내년 말 대통령 선거 얘기가 나오자 “지금은 승리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력 후보가 나타나면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야권 대선 후보들이 훌륭하지만 약점도 있다”며 “새누리당이 새로운 비전을 내놓고 혁신하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박근혜 정부 성공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경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민생 불안을 그대로 두고 집권 여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유력한 잠재적 대선 후보로 떠오른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충청·TK(대구·경북) 연합론’은 또 다른 지역주의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관계 등 외교·안보 측면의 비전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신박(새로운 친박)’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과 관련, “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협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계파 틀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청와대를 설득해 변화시킨 것도 많다”며 “노동개혁 5법 중 기간제근로자법을 제외한 4법만 우선 추진하기로 한 것도 내가 건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